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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27일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장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모습[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기의 정치쇼로 관심을 모은 미국 대선 1차 TV 토론이 끝난 직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각자 선거 유세를 재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1차 TV 토론에서 잡은 승기를 11월 대선까지 끌고가겠다는 각오다. 트럼프는 2차 토론에서 클린턴의 약점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클린턴은 토론 후 경합주로 꼽히는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았다. 그는 유세장에 모인 이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어제 TV 토론을 보셨나요?"라고 물으며 "한 번은 해치웠고 이제 두 번 남았다"고 말했다. 청중들은 박수를 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클린턴은 TV 토론을 자주 언급하며 트럼프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간밤 트럼프의 주장은 이제 팩트 체커들에게 맡기겠다. 팩트 체커들이 할 일이 많아졌다”고 말하며 트럼프의 말에 거짓이 담겨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클린턴은 트럼프의 대표 공약인 멕시코 국경의 장벽 건설을 문제 삼으며 클린턴은 “우리는 벽을 세우길 원치 않는다. 우리는 다리를 놓길 원한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클린턴이 1차 토론에서 무역과 관련해서는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경제, 세금, 안보 등에서는 트럼프를 제압했다고 평가했다. 유권자들 역시 1차 토론에서 클린턴이 트럼프에 비해 훨씬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토론 후 자신의 마이크에 결함이 있었고 사회자 레스터 홀트가 자신에게 불공정한 질문을 던졌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사실상 토론에서 패배를 인정한 셈이다.
클린턴은 토론 후 오히려 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트럼프의 이 같은 불평에 대해 “마이크에 불만이 있는 누군가는 밤잠을 설치게 될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트럼프 측 고문들은 트럼프에게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의 성추문과 같은 사적인 문제들에 더 집중해 힐러리를 흔들어놓아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측근인 뉴트 깅 리치는 CNN에 출연해 트럼프가 다음 토론에서는 몇 가지 사실을 더 가지고 나갈 것이며 클린턴이 클린턴 재단 기부자들에게 정치적 특혜를 제공하고 국무장관 당시 개인 이메일을 이용한 것과 같이 클린턴의 약점을 맹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역시 1차 토론에서는 클린턴의 딸 첼시 클린턴이 맨 앞줄에 있어서 말을 삼갔다며 2차 토론에서는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해 공세 수위가 높아질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다만 2차 토론은 청중들과 가까이 앉아 질문을 받고 얘기하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트럼프의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트럼프는 일반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가 절실히 필요한데, 토론 직후 또 다시 여성비하 발언으로 자충수를 두었다.
그는 2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996년 미스 유니버스 알리샤 마차도의 몸무게 늘어난 것을 두고 “심각한 문제였다”며 마차도는 “최악의 미스 유니버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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