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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립화 시범사업 현황. [자료=김삼화 의원실]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환경공단이 약 925억원을 투입해 하수 찌꺼기를 이용한 에너지자립화사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성은커녕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설비 성능도 설계치를 밑도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환경공단은 하수 찌거기를 이용해 전력을 자체 생산, 에너지 자립율을 높이고자 2010년 ‘하수처리시설 에너지자립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8곳 하수처리장을 에너지자립화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2014년 5월 8곳 준공이 마무리되기까지 925억의 예산이 들어갔다.
4일 환경노동위원회 김삼화 의원(국민의당)이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출한 자료와 환경부 및 하수도정보시스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춘천, 안산 등 일부 처리장에서는 사업전과 비교해 에너지자립율 차이가 거의 없었고, 일부 처리장에서는 자료조차 없었다.
특히 에너지 자립화 사업 효과가 거의 없어 지난해 사업명을 ‘하수 찌꺼기 감량화 사업’으로 변경 했지만 오히려 슬러지 발생량은 안산을 제외하곤 7곳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은 현상유지에 그쳤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출한 에너지자립화 시범사업 경제성 분석표를 살펴보면 경제성 산정결과 대부분 시설에서 10년 이내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실제 슬러지 처리비와 약품처리비 상승으로 처리비용이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220억원을 투자한 안산의 경우 에너지자립율은 설계치가 14.4%였지만 실제로는 8.2%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설비 부식방지를 위해 황화수소를 제거하는 탈황설비의 경우 설계 성능은 설계치가 50ppm인데 실제로는 250ppm으로 5배나 높아 황화수소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 하자보수 요구서에서 확인됐다.
또 안산에서는 최근 황화수소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사고가 발생했다. 악취제거용 환기설비 기준값은 0.00082ppm인데 실제로는 20ppm가 나와 2만4930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50억원이 투입된 군산 역시 사업이 시작된 2012년 대비 지난해 20% 가스발생량이 늘었을 뿐, 슬러지 발생량은 2012년 대비 2014년에 1.43배, 지난해 1.21배 늘었다.
약품사용량(액상 원액 100%로 환산)도 2011년에 비해 지난해 2.67배 증가했고 약품구매액도 1억5700만원에서 4억71000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경제성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삼화 의원은 “환경공단 시범사업은 경제성도 없고, 막대한 예산 투입 대비 성능도 미달 됐다. 찌꺼기 감량화사업은 약간의 소화조 개선만으로도 충분했는데 900억원이 넘는 재정 투입으로 예산낭비만 초래했다”며 “8곳 시범사업 지역에 대해 민관공동 검증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환경부가 내년까지 2200억원을 투입해 21곳 하수처리장 감량화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며 “부실 시범사업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찌꺼기 감량화 사업은 재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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