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문체부 소관 재단 기부금 납부 계열사에 '할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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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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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차상 하자 및 자금 출처 불명확 위법 가능성도 불거져

 

아주경제 윤태구·이소현·윤정훈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방문위원회(이하 방문위) 기부금을 둘러싸고 금호아시아나 그룹 계열사 '할당'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회장으로서는 기부금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를 동원했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금호산업 인수 인후 정부에 '보여주기' 식의 기부가 아니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방문위는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전 2차관이 지난 2014년 7월부터 이사직을 맡으면서 관리해 온 곳이라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관련기사 본지 13일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삼구 회장 연루 의혹)

13일 업계에 따르면 할당 의혹이 제기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는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아시아나세이버를 비롯해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금호리조트, 에어부산 등을 포함한 총 11곳. 이 중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금호산업, 아시아나개발,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6개사는 2015년 말 기준 전년 대비 최고 84%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기부를 해야만 했다. 

방문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한국면세점협회, 호텔롯데 등 다른 기업들이 올 11월까지 낸 기부금은 6억1000만원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 기부금을 낸 시기는 8개사가 지난 3월. 나머지 3개사는 5월이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관리 중인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르재단에 이어 방문위에까지 기부금을 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11개 계열사가 어떻게 출연했는지 지금 확인 중이다. 기부한 게 문제될 줄은 몰랐다. 다만 방문위 목적과 다르게 쓰여졌다면 문제겠지만 목적에 맞게 쓰였다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시아나항공(2014년부터 3년 연속 기부)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앞서 단 한 곳도 방문위에 기부금을 낸 적이 없는 곳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금호산업 인수 이후 정부에 보여주기 위한 '답례성' 기부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 팀장은 "그룹 계열사가 몰아서 쪼개기로 기부한 것은 회사에서 무엇인가 의도한 바가 있을 것"이라며 "기부 형태를 볼 때 의도가 있지 않은 순수한 기부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부금의 불법성에 대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 기부금 역시 회사 자금을 써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상장사의 경우, 기부금의 규모와 용도는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취지와 내역을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적정성도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상장 계열사 포함)의 경우 기부금이라는 명목은 있지만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하다. 만약 목적은 물론이고 절차상 하자를 보인 것이었다면 이는 명백한 배임에 해당된다.

권 팀장은 "주주들에 대한 정책도 없이 지원한 것에 대해서 주주 이익에 반하면 문제 삼을 수 있다"며 "특히 회사에 손실을 입히면서 제 3자에게 이익을 주는 행위는 배임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위 관계자는 "김종 전 차관이 관광을 담당해서 이사를 맡았지만, 방문위는 관련된 바 없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 기부금은 위원사가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쪼개서 준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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