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뒤통수치는 올빼미 공시 기승

주식시장이 문을 닫은 후에야 내놓는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많은 투자자가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법인인 코디엠 주가는 전날 자회사와 글로벌 제약사 간 라이선스 계약을 호재로 20% 넘게 뛰었다.

하지만 코디엠은 같은 날 장 마감 후 전환사채(CB) 전환청구권 행사에 대해 공시했다. 물량이 전체 발행주식 대비 41%를 넘어섰다. 행사가는 783원으로 25일 종가(1325원) 대비 59% 수준밖에 안 됐다.

잠재적인 매물 부담(오버행) 우려가 커지면서 당일 시간외거래 주가는 8% 가까이 빠졌다. 이날 주가도 마찬가지로 4% 가까이 내렸다.

올빼미 공시는 추석 연휴 직전에 더욱 심했다.

라이트론은 전달 29일 장 종료 후 50억원대 유상증자를 3자 배정자 측에서 요청해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주가는 공시 후 첫 거래일인 이달 10일부터 현재까지 6% 넘게 내렸다. 이 회사 주식을 쥔 투자자는 연휴 내내 애간장을 태울 수밖에 없었다.

신원종합개발도 마찬가지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올빼미 공시로 1년 전 발행하려던 290억원대 전환사채가 납입금 미납으로 미발행됐다고 밝혔다. 결국 주가는 이달 들어 7% 넘게 하락했다.

대유플러스도 최근 스마트저축은행에 출자한 83% 지분을 800억원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무산됐다고 마감 후 공시했다.

악재를 올빼미처럼 도둑공시하는 상장사가 많지만, 걸러낼 뾰족한 수단은 아직 없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조차 잦은 공시번복으로 피해를 볼 정도"라며 "이런 회사는 내부 사정을 파악하기 어려워 종목분석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력을 갖춘 코스닥 소형주도 덩달아 외면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당국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라도 지금보다 징계를 강화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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