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펀드 '단타'로 못 버는 이유

왜 해외부동산펀드는 단기 투자로 돈을 벌기 어려울까. 중간 배당을 꾸준히 받고, 펀드 청산까지 기다려 수익분배금을 챙겨야 성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9개 해외부동산펀드 수익률은 전날까지 1년 동안 1.17%에 그쳤다. 이에 비해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은 같은 기간 25%를 넘었다.

대개 부동산펀드는 연 7~8%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상품별로는 덩치가 가장 큰 '미래에셋맵스아시아퍼시픽1'이 1년 동안 6.24% 수익을 냈다. 수익률 1위는 '하나UBS아시안리츠종류A'로 10.44%를 기록했다. 이어 '한화아시아리츠A'(5.37%)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종류F'(4.56%), '신한BNPP탑스글로벌리츠종류A'(4.14%)' 순으로 수익률이 좋았다.

실적이 대체로 10%를 못 넘겼지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현재 수익률보다는 청산 분배금과 중간배당을 생각하면서 길게 투자해야 한다.

물론 해당국가 부동산 경기를 비롯해 꾸준히 확인해야 할 위험요인은 있다. 환율도 그런 변수 가운데 하나다. 원화강세가 심화되는 바람에 미국 부동산펀드 투자자는 울상일 수밖에 없다. 환 헤지를 하는 상품이 많지 않아서다.

그러나 투자 기간 전체로 보면 환율이 미치는 영향도 그렇게 크지 않다. 3년과 5년으로 넓혀 해외부동산펀드 수익률을 보면 각각 11.08%, 19.31%에 달한다.

해외부동산펀드는 해당국가에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투자한다. 국내 펀드는 해외에 설립한 SPC 지분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손자회사를 세운다. 투자자가 직접 자산을 취득하지 않고 다단계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해외부동산펀드가 1차적으로 투자하는 자산은 외화로 표시된 수익증권이다.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편입된 외화 주식은 외환차손익과 외화환산손익을 날마다 기준가에 반영해야 한다. 환율 변동에 맞춰 기준가가 달라지는 이유다.

정용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 운용팀장은 "펀드 기준가 하락은 외화환산손실에 따른 것"이라며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부동산 가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이 가지는 특성도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인 주식형펀드와 달리 부동산펀드는 폐쇄형으로 설정하는 사례가 많다. 주식처럼 단기에 수익률을 평가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리나 정부 정책, 임차인을 비롯한 요소도 장기에 걸쳐 자산가치에 영향을 준다.

이익분배 방법도 주식형펀드와 차이가 있다. 부동산은 임대수익을 기초로 이익을 나눈다. 이런 과정에서 제세공과금과 대출이자, 운용보수가 빠진다.

집합투자업자는 부동산으로 꾸준히 얻는 이익을 중간배당으로 나눠주고, 청산할 때 부동산 매각차익도 돌려준다.

정용일 팀장은 "배당금 지급이 기준가 하락을 점차 상쇄할 것"이라며 "투자 대상 부동산에서 정상적으로 임대수익이 발생하면 배당은 기준가 회복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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