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조사’ 청원 글이 사건의 발단이다. 네이버는 분당경찰서에 댓글 조작에 대한 수사를 자청해서 의뢰하였다. 네이버 댓글을 둘러싼 전쟁에서 누가 웃고 누가 울 것인가?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vs 반대자’가 주장하는 상대방의 알바 논란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필자가 온라인평판관리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2000년 상업성 홈페이지를 만든 때이다. 이 홈페이지가 야후코리아에 1위로 검색되어 한 달 매출액이 1억이 넘는 기적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2년 뒤 이회창 대선캠프 사이버팀장직을 제의 받았으나 무산되었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의 사이버팀장직을 맡아 온라인 여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그 당시 “포털사이트 구조의 99%를 이해했다”고 스스로 자만할 정도였고, 실제로 선거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2008년 한양대 연구교수직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기업위기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 당시 “포털사이트 구조의 99%를 이해했다”고 스스로 자만할 정도였고, 실제로 선거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2008년 한양대 연구교수직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 기업위기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왜 네이버 댓글 전쟁이 벌어졌는지부터 살펴보자. 유권자들에게 인터넷 여론(댓글 등)이 후보자 선택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은 부인한다.
하지만 질문을 여러 가지 각도로 변형해 간접적인 형태로 물어본 뒤 유권자의 답변을 분석해 본 결과, 인터넷 여론이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사회과학적 연구결과가 2000년대 초반에 이미 나왔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접한 온라인상의 타인의 영향을 부정하거나 혹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비밀이 담겨있다.
참고로 네이버의 포털사이트 뉴스와 미디어 검색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한 마디로 민심이 네이버이고, 네이버가 천심이다.
참고로 네이버의 포털사이트 뉴스와 미디어 검색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한 마디로 민심이 네이버이고, 네이버가 천심이다.
대통령선거에서 인터넷 여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2002년에 치러진 16대 대선이 최초이다. 전문 프로그래머 수준의 디지털 마인드를 갖춘 노무현 후보가 컴맹이었던 이회창 후보를 온라인상에서 압도했고, 결국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서강대 전자공학과 출신 박근혜 후보의 캠프도 네이버에서 승기를 잡았다. 이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 컴퓨터 공학 박사인 고(故) 이춘상 보좌관이었다.
18대 대선에서 네이버라는 중원에서 패했던 문재인 캠프는 2017년 3월15일 획기적인 인재 영입에 성공했다. 바로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이 캠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본부장이 된 것이다. 문재인 캠프가 ‘신의 한 수’를 둔 격이고,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었다. 사이버선거와 온라인평판관리 전문가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이때 이미 승패는 갈렸다고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후에도 네이버 댓글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국정 초반 80%가 넘었고 대통령의 인기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그런데 최근 네이버 뉴스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이 베댓(베스트댓글)을 차지하기 시작했고, 이와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비판여론은 조작되었다고 확신하고, 그 배후에 조직적인 반문이 있다고 의심한 것이다. 그리고 네이버가 이런 반문의 조작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우선 친문 혹은 반문의 알바 논쟁과 조직화에 대해 살펴보자. 역사를 예로 들면 1532년 스페인 정복자 피사로는 잘 훈련된 군인 168명 군인을 가지고 잉카제국 왕 아타우알파의 8만 대군을 섬멸했다. 소수의 조직화된 정예부대가 오합지졸 대군을 이기는 법이다. 아무리 존경받고 훌륭한 정치인이라도 지지층이 조직화되지 않으면 그저 모래알과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이것으로 논쟁에 대한 답은 충분하리라 믿는다.
이번에는 ‘네이버 댓글 전쟁’에 대해 살펴보자. 필자는 2013년 8월 <네이버, 공룡인가? 카멜레온인가?>란 칼럼을 통해 ‘공룡 포털’ 네이버의 미래를 예측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급변하는 SNS의 생태계를 고려할 때 모바일 시대에는 네이버의 영향력은 감소할 것이란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네이버는 ‘공룡’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네이버는 나비처럼 가볍고 카멜레온처럼 변신(혁신)하여 위기를 잘 극복하리라 예언했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네이버는 전지전능한 신과 같다. 네이버 관계자는 누가 온라인상에서 여론을 조작하는지, 누가 어떤 방법으로 베댓을 만드는지 모두 알고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이 어떻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과 같은 세부적인 사항까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특정인에 대하여 본인이나 그의 가족보다 네이버가 그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991년 앨빈토플러는 저서 '권력이동(Power shift)'에서 “21세기의 권력은 힘 있는 자로부터 정보를 가진 자에게로 이동한다”고 예언했다. 이것으로 ‘네이버 댓글 전쟁’의 결론을 갈음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특정인에 대하여 본인이나 그의 가족보다 네이버가 그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991년 앨빈토플러는 저서 '권력이동(Power shift)'에서 “21세기의 권력은 힘 있는 자로부터 정보를 가진 자에게로 이동한다”고 예언했다. 이것으로 ‘네이버 댓글 전쟁’의 결론을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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