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 등 4개 기업이 왕젠린(王健林) 회장의 완다상업부동산에 협력의 손을 내밀었다. 거대 IT 기업 등과 중국 최대 오프라인 쇼핑몰 완다광장의 운영업체가 협력을 약속하면서 중국 O2O(온·오프라인 통합) 시장 등 '신유통'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완다그룹이 29일 텐센트를 중심으로 O2O 전자제품 판매업체인 쑤닝윈상(蘇寧雲商),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상청(京東商城, JD닷컴), 러에코의 구세주이자 완다 테마파크 지분 등을 인수한 바 있는 룽촹중국(融創中國, 수낙차이나) 등 4개업체가 340억 위안(약 5조7378억원)을 투자해 완다상업의 지분 14%를 매입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고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가 30일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텐센트가 100억 위안을 투자해 지분 4.12%를, 쑤닝과 수낙차이나가 95억씩 투자해 3.91%, 징둥이 50억 위안을 투자해 지분 2.06%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세계적인 IT 기업과 상업용 부동산의 '거물'이 손을 맞잡은 것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반(反)알리바바 전선을 형성하며 신유통 시장 경쟁력 확보에 여념이 없는 텐센트와 자산 건전성을 높이고 부동산개발업체에서 부동산 임대 및 상업용부동산 관리,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 중인 완다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온라인 강자 텐센트 등과 오프라인 강자 완다상업이 손을 잡아 중국의 O2O '신소비' 모델을 구축하고 시장을 확대한다는 게 이번 협력의 골자다. 이는 신유통(O2O+스마트물류)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알리바바와의 맞대결도 예상된다.
차오레이(曹磊) 중국 전자상거래연구센터 주임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력은 텐센트-징둥 연합전선과 알리바바 전선이 신유통 비교우위 확보를 위한 전면전을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O2O, 신유통 시장 선점을 위해 최근 IT 기업 등의 오프라인 자산 쟁탈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징둥상청 관계자는 "텐센트, 징둥상청 등의 완다와의 협력은 단순히 투자 그치치 않고 국내 최대 규모의 '경계없는(無界) 유통연맹'을 형성할 계획"이라며 "텐센트가 온라인 자원, 데이터를 수입해 제공하고 완다는 오프라인 매장과 시장을, 징둥닷컴은 공급사슬과 현대화 물류능력을 제공해 각 브랜드와 생산업체에 필요한 데이터와 고객, 유통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전제품 대형 할인매장에서 O2O 전문기업, 인터넷 금융, 창고물류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쑤닝윈상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완다 측도 "텐센트, 쑤닝, 징둥 등의 온라인 경쟁력과 오프라인 상업자산을 융합해 다방면에 협력하고 '신소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중국 소비자에게 보다 스마트하고 편리한 소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모두에게 이로운 협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들 기업의 협력이 갖는 의미는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살펴보면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완다상업은 전국에 235개의 완다광장을 보유하고 있고 소비력을 갖춘 전국 90% 도시를 시장으로 두고 있다. 완다광장을 찾는 고객만 연간 무려 32억명(연인원 기준)이다.
텐센트는 중국 SNS, 온라인 게임 최강자로 국민 모바일 메신저 위챗 액티브 유저가 9억8000만명, QQ 월간 액티브 유저는 8억4300만명에 육박한다. 징둥상청의 지난해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1조 위안이 넘고 전국에 1200만㎡ 면적의 창고 등 물류설비를 갖추고 있다.
완다상업부동산은 투자 유치가 마무리 된 후 사명을 완다상업관리그룹으로 변경하고 1~2년 내 부동산 사업을 중단하고 상업용 부동산 관리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홍콩 증시에서 상장폐지할 당시 1924억 위안이었던 기업가치가 2429억 위안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돼 A주에 상장할 경우 시총이 5000억 위안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렸다.
완다상업은 홍콩 증시에 상장한지 15개월만에 자산 사유화를 선언하고 2016년 9월 상장폐지했다. 현재 중국 A주 상장을 노리고 있으며 올해 8월 31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후 시총이 최소 2700억 위안에서 최대 688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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