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P/연합]
미국 3, 4위 이동통신업체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29일(현지시간) 합병에 합의하면서, 몸값 1460억 달러(약 156조원)의 거대 통신 공룡의 탄생을 알렸다. 반독점 당국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합병은 주식 교환으로 이뤄지며 주식 교환 비율은 T모바일 주식 1주당 스프린트 주식 9.75주다. 새로 탄생할 기업은 T모바일의 이름을 이어받는다.
합병 법인의 경영권은 T모바일의 모기업인 도이체 텔레콤이 행사하게 된다. 합병 법인의 지분 중 42%는 도이체 텔레콤이, 27%는 소프트뱅크가 각각 보유하고 나머지 31%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모된다.
WSJ는 5G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양사의 합병을 채근했다고 분석했다. 경영 통합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절약하고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에 매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부채를 포함한 기업 가치는 T모바일이 870억 달러, 스프린트가 590억 달러다. 합병된 기업 가치는 1460억 달러(약 156조원)에 이른다. 또한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가입자 수를 합치면 약 1억2600만 명으로 버라이즌(1억5000만 명)이나 AT&T(1억4000만 명)에 육박한다. 합병이 이뤄지면 미국 통신시장이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다.
다만 반독점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2014년 스프린트가 T모바일 합병을 시도했을 때에도 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규제 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는 통신시장에서 주요 사업자가 4곳에서 3곳으로 줄어드는 거래는 강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규제 기준이 낮아졌다며 통과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올해와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대형 거래가 무산된 바 있어 T모바일-스프린트 인수도 확신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법무부는 AT&T의 타임워너 인수가 경쟁을 저해하여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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