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입장 지연만 1시간" 뿔난 주주들에…김기남 부회장 "불편 끼쳐 죄송"

삼성전자 주주들이 20일 오전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서초사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백준무 기자]

20일 오전 8시 50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수백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10분 뒤 열리는 삼성전자 제50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소액주주들이다. 주총이 열리는 5층 다목적홀까지 입장하려면 두 개에 불과한 엘리베이터를 타야만 하는 상황. 하지만 좀처럼 대기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처럼 입장이 지연된 것은 이번 주총이 지난해 5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으로 주주가 5배가량 불어난 탓이다. 이날 주총에 몰린 주주만 해도 1000여명에 달했다.

인근에서 시민단체들이 집회를 열면서 혼잡함이 더욱 가중됐다. 주총이 시작하고 한 시간이 넘었음에도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많았다.

삼성전자 또한 좌석을 전년보다 두 배 많은 800석으로 늘리고 행사장 외부에도 중계 좌석을 만드는 등 참석자가 늘어날 경우를 대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주총이 시작되고도 주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한 주주는 "오전 8시 30분에 왔는데 1시간 만에 입장했다"며 "미세먼지가 난리인데 어떠한 안내도 없이 30분 넘게 밖에 세워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교통 편의성과 시설 환경을 감안해서 주총 행사장을 마련했지만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보다 나은 시설에서 주주 여러분을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사과했다.

주가 하락과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항의 또한 이어졌다. "주가가 바닥에 떨어지는데 이사진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외치는 한 주주를 향해 다른 주주들의 박수와 야유가 엇갈렸다.

안건으로 올라온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규리 서울대 교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도 "독립성이 없다", "의료인 출신이 왜 선임됐는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주주들의 질의가 끊이질 않으면서 주총은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종료 후에도 일부 주주는 행사장을 떠나지 않고 관계자들에게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안규리 서울대 교수 등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박 전 장관과 김 이사장은 감사위원회 신규 위원으로도 선임됐다. 이밖에 2018년도 재무제표, 이사 보수한도 465억원(전년과 동일) 승인등 총 3개의 안건이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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