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미니칼럼-短] 이치로와 빨갱이

  • 바둑 같던 정치, 이제는 알까기·돌팔매질



최근 은퇴한 일본 프로야구 선수 스즈키 이치로를 존경하고 일본제 승용차를 몰면 친일, 토착왜구인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에 아쉬워하고 하루 빨리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를 바란다면 빨갱이로 여기나? 이분법적 사고는 증오와 공포를 자극한다. 과거 민주-반(反)민주로 대립하던 군사독재 시절 여야 정치인들은 검은 돌과 흰 돌로 바둑을 뒀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사람과 전술로 싸웠지만 선을 넘지는 않았다. 허나 이제는 일본제품에 전범기업 딱지를 붙이고, 진보정당을 해산시키는 것처럼 상대방 돌을 판에서 튕겨내는 ‘알까기’ 정치 일색이다. 악화일로, 극단적 민족주의자들과 애국자 행세하는 꼴보수들은 서로 죽기 살기로 돌팔매질 중이다. 대다수 선량한 상식인들은 외롭고 쓸쓸하다. 시(詩) ‘3월’(나태주)처럼 3월이 간다. ‘···/3월에도/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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