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지각변동'...국내특허 버리고 해외먹잇감 찾는다

  • 갤러리아 이어 두산, 면세점 특허권 자진반납 줄이어

  • 신라면세점 마카오공항점 확보...롯데 1조 해외매출 목표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이 지난 1일 마카오국제공항 '노스 사이드' 면세점의 단독 사업권을 확보했다.[사진=호텔신라 제공]



“이제 한국에선 큰 의미가 없어요. 면세시장은 해외진출밖에 활로가 없어요”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 국내 면세시장에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자, 업계 내 ‘폐업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대신 이를 만회하려는 해외시장 진출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시장은 롯데·신라·신세계 등 소위 ‘빅3 면세점’이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오래 버텨봤자 결국 미운오리로 전락할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이 작은 것도 아니다. 3일 관세청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9월 국내 면세점의 매출액은 2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월 기준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매출액이 1조927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2016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보복 이후 따이공(중국인 보따리상)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업체간 마케팅 비용 지출이 커지자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면세점들이 잇달아 문을 닫기 시작했다.

2015년 새로 진입한 신규면세점 중 한화갤러리아가 가장 먼저 특허를 반납하며 백기투항했다. 2017년 7월 제주공항 면세점을 접은 데 이어 지난 9월말 서울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도 폐업했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 나름 선방해온 동대문 두타면세점도 최근 철수 방침을 밝혔다. 운영사인 ㈜두산은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의 어려움을 특허권 반납 이유로 꼽았다.
 

국내 면세점의 월별 매출액과 이용객수 통계자료 [표=한국면세점협회]



결국 주요 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 발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신라면세점 운영사인 호텔신라는 지난 1일 마카오국제공항 사업권을 단독으로 낙찰받았다. 공항 면세점 전체 면적의 절반인 ‘노스 사이드(North Side) 권역의 1122㎡(약 339평) 규모를 2024년 11월까지 5년간 운영한다. 향후 5년간 총 6억달러(70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 호텔신라는 미국시장 교두보로 세계 1위 기내면세점인 ‘3식스티’ 지분을 44% 인수했다. 향후 스톡옵션까지 포함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호텔신라는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현재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마카오 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총 다섯 곳의 해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성과로 이미 해외 면세점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상태다.

국내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도 이에 질세라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호텔신라와 경쟁 끝에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담배ㆍ주류 면세사업자로 선정됐다. 2020년 6월부터 6년간 운영권을 확보, 내년 1조원 매출에 청신호를 켠 상태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201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점을 시작으로 이번 창이공항까지 더해 총 14개 해외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호주 JR듀티프리의 오세아니아 지점 5개(호주 4곳, 뉴질랜드 1곳)를 인수했고, 베트남에는 지난 7월 하노이공항점 개점에 이어 연내 다낭시내점까지 오픈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내달 14일 마감하는 서울(3개), 인천(1개), 광주(1개)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에 국내 빅3 업체는 모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과잉과 면세점 간 출혈경쟁으로 이미 있는 사업도 접을 판인데, 이번 신규 면세점 입찰은 흥행 참패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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