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 이란 "美보복 13개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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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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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 악몽"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에 보복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살해한 미국에 보복하는 시나리오 13개 가운데 가장 약한 경우가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인 악몽'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미 보복 작전은 이란의 위대한 영웅이 흘린 피를 위한 것이며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라며 "미국이 중동에서 즉시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그들의 시체가 중동을 뒤덮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에 대한 보복을 절차적으로 정당화하는 움직임도 이날 시작됐다.

이란 의회의 헌법수호위원회는 7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의 '테러행위'에 맞서 비례적인 군사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 의회는 특히 사상 처음으로 '긴급 3단계' 회의를 소집했다. 3단계는 이란 의회가 임시회의를 열 수 있는 안건 가운데 가장 시급성과 중요도가 높은 수위다.

이란 의회는 또 이날 미군 전체와 미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이 역시 미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위한 법적 절차다.

이란이 미군을 실제 공격하게 되면 이를 근거로 이란을 위협하는 테러조직에 대응한 '대테러 작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4월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외국테러단체로 지정하자 이란 의회는 이에 대응해 중동을 작전 지역으로 하는 미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아울러 이란 의회는 원유 수익의 30%를 의무적으로 적립하는 국가개발펀드 중 2억 유로(약 2600억원)를 솔레이마니가 사령관이었던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에 특별 배정하기로 의결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7일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의 주도 케르만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 공격을 경고했다.

살라미 총사령관은 이날 추모 연설에서 "우리는 적(미국)에게 보복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복수는 강력하고, 단호하고, 완전한 방법으로 수행될 것"이라며 "적을 후회하게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에 장례식에 모인 군중이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답했다.

살라미 총사령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지지 않는 불타는 태양'으로 비유하고 "적들은 태양을 꺼뜨리려고 돌멩이를 던지는 실수를 했다"라고 비판했다.

케르만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고향으로 그는 이날 이곳에 안장된다.

지난 3일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폭격에 사망한 뒤 그의 장례식은 바그다드를 시작해 이라크 카르발라, 이란 마슈하드·테헤란·곰 등 이라크와 이란의 시아파 성지를 돌며 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대규모로 치러졌다.

그의 시신이 시아파 성지를 거치면서 현지에서는 그가 이슬람을 적대하는 서방에 맞서 장렬하게 숨졌다는 종교적 순교자의 이미지가 강화됐다.
 

미군 폭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고향인 이란 남동부 케르만에서 7일(현지시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란인들이 운집한 가운데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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