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부담금 논란] 한해 음주사고로 2800억원 지급…보험료 상승의 주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종호 기자
입력 2020-01-30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2017년부터 증가세…음주 중앙선 침범으로 6억700만원 지급

#. 지난해 5월 서울 시내 도로에서 중앙선 침범으로 정면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운전자를 포함해 6명이 다쳤다. 가해 운전자 A씨는 소주 두 병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큰 음주운전 사고를 냈지만 A씨는 사고부담금 400만원만 내고 어떠한 금전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결국 음주운전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A씨의 사고를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배상한 것이다. 이처럼 금전적 책임이 약한 것은 단순 보험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44%다. 음주운전자의 절반 가까이가 적발되고도 또 음주운전을 했다는 의미다. 수치화 할 수는 없지만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금전적 부담이 대폭 커지면 음주운전 예방효과가 기대된다는게 중론이다.

보험가입자와 보험사는 음주운전사고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를 받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음주운전사고로 인한 보험금은 2018년 2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5년 3400억원, 2016년 3000억원, 2017년 2750억원으로 감소한 뒤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대형 보험사인 A사의 경우 2018년 음주로 발생한 사고가 1만4642건으로 보상금액만 777억원에 달한다. 가장 큰 사고는 위의 예시처럼 중앙선을 침범해 상대방 차량과 정면 충돌한 뒤 3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총 5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다. 이 사고로 지급된 보험금만 6억원이 넘고 아직 피해자 한 명과는 합의가 되지 않아 지급 보험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음주사고로 보행자 한 명이 사망해 5억원이 넘는 보험금이 지급된 건도 있었다. 음주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자 보험업계는 가해자가 부담하는 사고부담금 상향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음주운전 가해자 사고부담금이 최대 400만원에 불과해 지나치게 너그럽다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있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영국과 대만은 보험사가 음주운전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지급된 보험금 범위 내에서 음주운전 가해자에게 구상한다. 이렇듯 사고부담금이 상향되면 음주운전 예방과 함께 보험료 인하도 기대된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음주운전 구상액 상향 방안을 위해 관계기관 의견수렴 등을 진행하고 있다. 7월에는 간담회도 진행했다. 당시 대인1000만원 대물 500만원으로 상향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했으며 전액구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구체적인 제도개선안은 이르면 상반기 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와 음주운전 가해자 사고부담금 한도 상향과 관련한 시행규칙을 개정을 위해 협의 중"이라며 "음주운전은 명백한 위법으로 사고부담금 상향을 통해 음주사고 근절과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음주운전으로 지급된 보험금이 2017년보다 73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보험개발원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