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화 대기가 많아 연결이 어렵습니다...”
정부가 질병관리본부 긴급 콜센터(1339)가 폭주하는 문의·신고전화로 인해 업무마비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의심증상으로 인해 문의를 하려고 해도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중국 후베이성 지역을 다녀와 14일 이내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 먼저 연락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감염자가 의료기관을 내원하는 과정에서 전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사전문의와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 한 것이다.
하지만 2월 들어 문의가 폭주하면서 사실상 운영이 마비상태나 다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문의가 급증한 것도 있지만 독감 유행철과 겹치면서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에 대한 문의는 1만건 이상으로 폭증했다. 카카오톡 등 문자를 통한 문의는 제외한 숫자다. 1339 콜센터 체제는 지난 2018년 메르스 사태 이후 일원화 됐다. 하지만 담당직원들의 숫자는 30여명에 불과해 1만건이 넘는 문의를 미처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주경제 취재진도 고열과 기침 등 신종 코로나와 유사한 증세를 보여 1339에 전화를 걸었지만 30차례가 넘는 통화시도에도 상담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달 하순부터 지적이 일었다. 지난 달 27일 KBS에 따르면 김정주씨는 국내 3차 확진자가 머물렀던 호텔서 숙박한 뒤 감염 증세를 보여 콜센터 긴급전화 1339로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김씨 뿐만 아니라 상당수 시민들이 감염 증세로 1339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KCDC 질병관리본부’를 운영 중이다. 전화연결이 어려운 1339대신 카카오톡 상담을 통하면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아주경제 취재진이 여러차례 문자를 통해 문의와 상담을 시도했지만 답신까지는 최소 8시간 이상 소요됐다.
상황이 악화되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339 상담 인력을 확대한다고 지난 달 29일 밝혔다. 기존 1339 상담인력은 27명 (기존 상담인력 19명, 질병관리본부 역학 조사관 등 파견 8명)으로 이날부터 19명이 새로 투입돼 현재 46명이 문의를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중순 150명의 신규 인력이 투입될 때까지 실질적인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339 상담 문의에 국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라며 “각 지방자치단체 콜센터(지역 국번+120)와 보건소 등에도 주요 질의 답변을 공유해 지역별로 상담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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