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아랍의 ‘어릿광대’에서 유래했다는 설, 독일과 프랑스의 ‘검게 하다’에서 변형했다는 설, 스페인의 ‘확장된 얼굴’이 원형이란 설까지 분분하다. 관통하는 맥락은 분장을 하든, 검게 칠하든, 덧붙이든, 얼굴을 가린다는 점이다. ▷다양한 형태의 마스크는 공동체의 제례나 의식에서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우회적 대면 도구이다. 가림으로써 드러내고, 강조함으로써 감추는 방식이다. 마주하면서도 면대면(面對面)이 아닌, 여백과 거리를 두는 장치이다. 위생 마스크는 상대를 배려한 차단이 목적이고. 중국에서 ‘못해, 몰라(不能, 不明白)’라고 쓴 마스크가 화제다. ‘코비드-19’를 경고한 젊은 의사의 입을 막아 초동 대처에 실패한 정부 당국에 대한 비판이다. 이때 마스크는 위생과 소통, 항거와 익명의 다기능이다.◀<權>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