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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 "손태승 회장 도움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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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2-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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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문일답] 멸사봉공 정신으로 우리은행 정상화

"(손태승) 회장님은 제 '보스'였습니다. 회장님 경영철학을 잘 받을어 우리은행을 정상화시키겠습니다."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는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대외협력단 상무 시절 회장님이 글로벌부문장이었다.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다닐 때 회장님과 3명이 함께 출장가곤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김정기 우리은행 부행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 회장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일축한 것이다.

권 내정자는 "한두해 실적이 나빠지더라도 연연해 하지 않겠다. 지금 중요한 것은 121년째 된 우리은행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으로 우리은행을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오른쪽)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Q. 차기 행장 내정되신 점 축하드린다.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A. 지금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딱 하나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실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두해 조금 못하면 어떤가. 그런데 121년째 된 우리은행이 DLF·라임사태 등으로 나락에 빠졌다. 은행을 정상화시키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조직을 위해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고객 신뢰를 회복시키겠다.

Q.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A.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현재 직원끼리 상호 불신이 엄청나다. 그러다보니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사고가 계속 터진다. 일선 영업점 PB들은 (본점이) 전력투구해서 (상품을) 팔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불완전판매하지 않았냐고 한다. 상품을 제대로 선정하지 못한 본점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본점은 영업점에 불완전판매 책임을 묻는다. 금리 더 주고, 고객에게 커피 갖다준다고 고객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이 진심을 다해야 행동해야 한다. 그런데 조직이 불안정한데 이게 가능하겠나. 우선 나부터 직원 마음을 사고 조직 안정을 위해 현장경영과 소통에 나서겠다.

Q. 손 회장과 인연이 있나.
A. 은행에서 (손 회장이 나의) '보스'였다. 내가 대외협력단 상무하던 시절 회장님이 글로벌부문장이었다. 이광구 당시 행장과 해외 투자설명회(IR) 갈 때 손 회장과 셋이서 출장가곤 했다. 회장님이랑 관계 안나빴다. 일각에선 고등학교 후배가 청와대에 있다 등 얘기하는데, 전화기 통화목록도 보여줄 수 있다. 통화한 적 없고, 알지도 못한다.

Q. 손 회장과의 관계는 문제 없는 건가.
A. 전혀 (없다). 회장님을 잘 모시고 제가 (회장) 경영철학을 잘 받들어야지. 회장님과 (나는) 경쟁관계가 아니니까. (내가) 우리PE 대표로 갈 때 유일하게 (2년이 아닌) 3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회장님께 많은 도움 받았다. (이번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회장님도 고민이 많으셨을 거다. 지금은 (조직이) 루틴하게 돌아가는 상황이 아니고 위기 상황이어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보신 것 같다. (내가) 2년 동안 은행에서 떠나와 있다 보니 조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최종 면접 때도 이 점을 강조했었다.

Q. 어제 이후 손 회장과 연락은 했나.
A. 아직 못드렸다. 정신 없으실 것 같고. 시기 보고 있다.

Q. 행장 선임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공격을 받았다.
A.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다 지난 이야기가 됐고. 지금은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마지막으로 (우리은행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큰 욕심 없다. 나는 30년간 우리은행 장학생이었다. 우리은행이 나를 키워줬는데, 이제 내가 우리은행에 보답해야 할 차례다.

Q. 글로벌 전문가다. 반면 국내영업 부문에 약하다는 평가도 있는데.
A. 저는 일종의 마에스트로(지휘자)지 현장에서 비즈니스하는 사람이 아니다. (국내영업) 전문가 의견을 잘 듣겠다. 또 국내영업에 대한 인재풀은 많다. 반면 해외 전문가는 적다.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시대에서 은행의 돌파구는 결국 글로벌이다. 내 강점을 여기에서 발휘할 수 있다.

Q. DLF 사태 관련해서 당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할 건가.
A. (말하기) 조심스럽다. 우리 입장을 솔직 담백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겠다. 감독당국이 어드바이스(조언)해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Q. 쇼트리스트에 올랐을 때 새마을금고 반응은 어땠나.
A. 회장님(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지원을 많이 해주셨다. 롱리스트 단계에서 거론될 때 회장님이 먼저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그래서 나는 지원한 게 아니라고 했다.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 임기가 2년이 남았는데 회장님이 불편하시면 적극적으로 안나서겠다고도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회장님이 무슨소리냐고 하시더라. 신용공제 대표가 은행장이 됐다고 하면 영광이 아니겠냐며. 새마을금고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니까. (회장님이) 물리적으로 도와줄 건 없지만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Q. 어제 오늘 축하 연락이 쏟아졌을 것 같다.
A. 아직 읽지 못한 메시지가 1000개가 넘는다. 어젯밤엔 옛 행장님한테 전화가 왔다. (내가) 1990년대 초반 비서실에서 행장님 가방들고 다니는 수행비서였다. 당시 행장님이 어제 전화로 우시더라. 비서하던 친구가 행장 됐다니까 기쁘다고 하셨다. 그런데 은행이 이렇게 되서 안타깝다며 네가 다시 살려라고 하셨다. 그런 응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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