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일군 빌트인 가전 사업…EV 충전기로 제2 도약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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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0-03-1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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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성현 코스텔 대표이사 인터뷰

[류성현 코스텔 대표.]


“29살 나이에 이모부가 운영하던 오디오 전축 회사에서 제품 개발과 디자인, 판매까지 도맡았다. 빠릿빠릿하게 판매를 잘하고 구매‧세무 등 턴키로 일을 했는데, 봉급도 안 받았다. 주말에 용돈 2~3만원만 받고 기술을 쌓은 시기였다. 이모부는 빚을 다 갚은 뒤에 회사 정리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디오 전축 엔지니어로서 소리와 디자인에 자신 있던 내가 그때부터 회사를 직접 운영하게 됐다. 고객들이 가게에 와서 소리를 듣고, 디자인을 보면 다른 가게 한 바퀴 돌고 와서 꼭 우리 제품을 샀다. 하루에 20세트는 팔았는데, 그 당시 돈으로 제품당 10만원씩 남았던 것 같다.”

오디오 전축 가게에서 사업을 시작한 류성현 코스텔 대표는 어느덧 창업 34년 차에 들어섰다. 오디오를 포함해 주방가전, 빌트인 텔레비전, 욕실제품 등 가전제품을 판매하며 회사를 성장시킨 그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단 한해를 제외하고 33년간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주름잡는 가전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통한 ‘코스텔’ 브랜드의 경쟁력 덕분이었다.

1986년 설립된 코스텔의 전신은 평화전자였다. 류 대표가 음향시스템을 개발해 모델하우스에 납품하기 위해 상표를 등록할 때 평화유통이라는 상표가 이미 존재해 코스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과거에는 모델하우스에 빌트인 가전 개념이 대중화돼 있지 않았는데, 류 대표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디자인과 성능을 통해 브랜드화에 성공한 코스텔 제품이 타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자 오피스텔 빌트인 가전을 소위 ‘싹쓸이’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빌트인 가전에 관심을 보인 것도 코스텔의 성공 사례를 본 이후였다.

류 대표는 “제품 개발과정에서 색상과 디자인 하나하나에 다 관여했다. 제품이 좋다 보니 당시 라디오 800만개를 건설시장에 납품하기도 했다. 이후 대기업이 빌트인 가전 시장에 들어와 우리는 텔레비전만 공급하다가 최근에는 다시 빌트인 사업을 늘리고 있다”며 “인덕션, 쌀 냉장고, 살균소독기, 제습기 등 대기업이 안 하는 미래 아이템을 빌트인으로 개발했다. B2B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은 B2C 시장에도 진출시킬 예정이다”고 말했다.

코스텔은 300~400억원대의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2018년 기준 매출액은 414억원을 달성했다. 제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10%를 웃돈다. 아파트에 도입되는 빌트인 가구 등을 통해 확보한 수주 잔고는 580억원이다. 매년 200~300억원의 매출을 이미 확보한 만큼 유동성에 대한 걱정도 크지 않다. 지난해 말에는 K-OTC(장외주식) 시장에 상장했다.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기 전 주주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준비작업 차원이다. 회사는 2021년 IPO를 위해 감사인 지정 신청, 주관사 선정 등 기업공개 로드맵을 진행중에 있다. 
 

[코스텔]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작년까지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는 10만대에 그쳤지만,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충전기 사업의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속 충전기는 4년 전부터 개발을 완료했고, 50킬로와트(kW)급 급속충전기를 올해부터 생산 중이다. 100kW짜리 충전기는 4~5월에 출시하고, 연말이면 200~400kW 충전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류 대표는 “충전기 시장은 대기업이 들어오기 힘들고, 중소기업도 기술력과 재무적 안정성이 없다면 버틸 수 없다”며 “코스텔은 텔레비전과 주방가전 등 매월 3만개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앞으로 계속 클 수밖에 없는데, 만드는 거 하나는 자신 있다. 이미 전국에 사후관리(AS)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전기차 충전기, 친환경 산업 및 의료기기 분야 등 신수종사업에 진출해 미래먹거리 확보를 통한 더 튼튼하고, 지속가능한 회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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