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해외 입국자에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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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3-3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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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확진자 중 39%가 해외유입

  • 전수조사 미루는 새 빠르게 증가

  • 4월 1일부터 모든 입국자 의무격리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 앞에서 시민이 구입한 마스크를 손에 들고 있다. 주중에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은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주말에 살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경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방역망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 전수조사 등을 미적거리는 사이 해외유입 확진자는 400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긴급히 모든 입국자에 대한 의무적 격리 조치를 발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4월 1일 0시부터 지역과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입국자에 대한 2주간의 의무적 격리를 확대 시행하겠다”며 "단기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도 의무적 격리를 확대 적용하고, 국내에 거소가 없으면 정부 제공 시설에서 2주간 강제격리하고 비용은 스스로 부담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누적 확진자 9583명 가운데 해외유입 관련 확진자는 49명이 늘어나 총 412명을 기록했다. 공항에서 특별입국절차를 비롯해 입국 당시 검역절차를 통해 확인된 신규 확진자가 21명, 입국한 뒤 지역사회에서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된 사례가 28명이다.

최근 일주일 사이 해외 유입사례가 급증했다. 3주 전 이탈리아·프랑스·영국 등 유럽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14명이었고, 중국은 1명에 그쳤다. 미국의 경우 단 한명도 없었다. 하룻밤 사이(29일 오전 9시 기준)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9460명으로, 누적 확진자가 12만명을 넘을 정도로 급증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수조사 카드를 빼들지 않았다. 그 사이 불과 이달 23~29일 사이에 국내 유입된 유럽 신규 확진자는 59명으로 늘었고, 미국·브라질 등 미주 지역에서 유입된 신규 확진자가 19명 발생했다. 아시아 지역에선 태국·필리핀·이란 등을 여행한 확진자가 14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국 등 유럽에서 유입된 사례는 156명, 미국·브라질 등 미주지역에서 유입이 확인된 사례는 90명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해외 유입이 계속 늘어난 것이다.

유럽과 미국발 유입 감염자가 늘면서 정부도 마냥 손을 놓을 수도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정부는 뒤늦게 지난 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이어 닷새가 지나서야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이는 입국자 전수조사에 한참 못 미치는 조치다.

정부의 더딘 조치와 달리 해외, 특히 미국의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미 누적 확진자가 29일 기준으로 12만1117명을 기록했다. 감염자가 둘째로 많은 이탈리아(9만2472명)보다 약 3만명 많은 규모다.

특히 한인 교포 및 유학생 등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주(5만3510명), 뉴저지주(1만1124명), 코네티컷주(1524명)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4일간 비필수적 여행 자제, 국내 여행 자제’를 촉구할 정도로 심각한 형국이다. 

현지 상황을 피해 교포·유학생 등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미국발 입국자 수는 하루 2500여명으로 유럽 입국자의 2배가 넘는 수준이지만, 정부는 여전히 전수조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손영래 중대본 홍보관리반장은 브리핑을 통해 “(국내에서)현재 코로나19 진단검사는 하루 1만5000~2만건을 할 수 있는데, 미국 입국자가 하루 2500명이 넘는다”며 “(사망) 위험도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진단검사도 해야 하고 전국 의료기관에서 의뢰하는 검사까지 해야 해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다”며 전수검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는 해외에서 귀국하는 도민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작했고, 서울시도 미국에서 입국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실시를 검토한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부 조치를 기다리다 못한 지자체가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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