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료 상승 득과 실] 살길은 화물... 여객기는 화물기로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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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4-0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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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공업계가 화물운송 확대에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여객기의 개점휴업 상태에서 유일한 수입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하는 항공사들이 늘면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임시 운행하는 것도 보편화되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화물운송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당장 화물운송기로 활용이 가능한 여객기를 가진 대한항공 등이 선제적으로 나섰으며, 다른 업체들도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달 13일부터 공항 주기료 감면 등 비용 절감과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코로나19로 운항 중단한 노선을 대상으로 여객기에 화물만 실어 운항하고 있다.

일례로 베트남 호찌민 노선의 경우 20여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해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호찌민 노선은 베트남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로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또 여객기가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칭다오에도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도 늘려가고 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 증가로 한국발 승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대한항공은 현재 총 124개 노선 중 89개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또 수요 감소에 따른 감편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평소 대비 90% 가까이 줄었다.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도 국내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한 중대형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 수익 창출에 나선다. 오는 13일까지 B777-200ER 여객기를 인천∼타이베이 노선에 투입해 원단, 의류, 전기·전자 부품류 등 화물을 모두 6차례에 걸쳐 수송할 예정이다. 여객기 하부 전체를 화물칸으로 사용한다.

B777-200ER 여객기는 15여t의 화물 공간이 있는 데다 온도·습도 조절도 가능해 대부분 LCC의 주력 기종인 B737-800보다 다양한 종류의 화물을 더 많이 수송할 수 있는 중대형 기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진에어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항공사들도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할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전했다.

글로벌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경우 미국 델타항공이 상하이∼디트로이트 노선에서 화물만 수송하기 시작했다. 델타항공은 주 3회의 운영 횟수를 늘리거나 노선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에어뉴질랜드 역시 여객 운송을 화물 수송으로 전환했다. 에게안항공은 A320 항공기의 좌석을 뜯어내고 객실의 화물 적재 공간을 2배로 늘렸다. 중국동방항공도 A330-200 여객기 2대의 좌석을 제거했다. 카타르항공은 중국 노선에서 운송 능력을 주당 600t 늘려 1300t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 여객 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3월 항공 화물 운임은 전월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오히려 급등하고 있다”며 “4월 마지막 주까지 여객기 운항이 불가할 예정임을 고려하면 화물 운임은 지금부터 최소 2개월 이상 지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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