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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세장 텅비게 만들어"… 美 대선 뛰어든 K-POP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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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6-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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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사망 시위 관련 대규모 기부금 내는 등 최근 정치 목소리 키워

케이팝(K-pop) 팬들이 다시 미국 정치 전면에 부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수백 명에 달하는 케이팝 팬들과 틱톡 사용자들이 오랜만에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말 유세 흥행을 막아섰다고 보도했다.

주로 10대인 틱톡 사용자와 케이팝 팬들이 20일 열리는 유세장 표를 예약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른바 '노 쇼(No Show)'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이런 전략은 엄청난 유세 흥행을 예고했던 트럼프 재선 캠페인 본부를 당황하게 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선거본부는 지지자들에게 지난 6월 11일부터 전화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리는 유세장 입장 무료티켓 신청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선거캠프의 브래드 파스칼 선대본부장은 지난 15일 털사 유세장 입장 요청이 100만 건 이상 있었다고 밝혔다. 당연히 1만 9000명 수용 가능한 오클라호마 은행센터(BOK) 역시 유세 인파로 넘쳐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그러나 20일 당일 실제 유세장에 온 이들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1만 9000명 수용 가능한 실내 유세장은 절반 정도가 비었다. 선거본부는 앞서 유세장 밖에 인파가 넘칠 것으로 예상돼 실외 유세를 취소했지만, 옥외에도 인파가 많지 않았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런 배경 중 하나로 NYT는 틱톡과 케이팝 팬들의 '유령 신청'을 꼽았다. 케이팝팬 계정들은 팔로워들과 함께 유세장 신청 관련 정보를 나누고 등록을 한 뒤 유세장에 나타나지 않을 것을 독려했다는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은 "최근 흑인 사망 관련 시위에서도 거금을 기부하면서 정치적 목소리를 낸 케이팝 팬들이 이번에는 트럼프 선거 캠페인 사보타주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MSNBC는 “유세장은 꽉 차지 않았으며, 외부도 비어있었다. 1만 9000명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백만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이는 과장이었다는 게 드러났다"면서 “(파스칼 본부장은) 젊은이들과 케이팝 팬들에게 조롱당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파스칼 선대 본부장은 트위터에 과격한 시위대가 지지자들을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빈자리가 많았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팀 머터프 트럼프 재선 캠페인 대변인 역시 시위대가 지지자들이 유세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유세장 주변에는 시위대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현장에 참석했던 기자들은 외부에 시위대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는 트위터를 통해 파스칼 본부장의 주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코르테즈 의원은 "사실 당신은 가짜 티켓을 예약한 10대 틱톡 사용자들에게 조롱당한 것이다. 그들은 당신들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백만이 넘는 이들이 백인우월주의자가 하는 말을 듣기 위해 실내에 모여들 것이라고 믿게 했다."면서 "케이팝 우군들이 정의 실현을 위해 보여준 관심과 기여에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라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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