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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리더에게 묻다] <4> ① 허은아 "바로 보고 새로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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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6-2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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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본다는 것은 본질을 봐야 한다는 의미다. 새로 쓴다는 것은 혁신을 말하는 것이다. 본질을 본다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다. 팩트에서 벗어난 얘기를 하면 국민이 다 알게 된다. ‘가짜’로는 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렵다. 우리 당도 보수를 바로 보고 정치를 새로 써야 한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에 영입돼 21대 국회에 입성한 ‘이미지 전략 전문가’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초선·47)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총선에서 참패한 보수가 쇄신을 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바로 보고 새로 쓰다’는 슬로건을 언급하면서다. ‘바로 보고 새로 쓰다’는 의원실 젊은 보좌진과 청년들이 함께 만들었는데, 본질을 바로 보고 혁신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슬로건의 곡선과 온점이 행동하고 실행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확실히 젊은 친구들이 감각이 좋다. 함께 고민하며 만들었다”고 했다.
 

[사진=허은아 의원 페이스북]

이미지 전략을 기대했지만 허 의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좁았다. 비례대표 위성정당이 생기면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야 했다. 정당이 다르다 보니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허 의원은 통합당의 참패 원인으로 ‘바로 보지 못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우리는 현실 파악을 제대로 못 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데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봤다”며 “국민들이 보수정당에 요구하는 것, 보수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더 이상 기득권도 아닌데 기득권 의식을 버리지 못했고, 우리가 하는 것들은 다 이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선거에 임했다”고 했다.

허 의원은 선거 유세 도중에 이런 모습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한다. 유세차가 가는 곳마다 지지자들이 모여서 후보들을 응원했지만, 유세차와 조금 떨어진 곳엔 항의하는 유권자들이 있었다. 이들을 이해시키려고 하는 관계자들이 없었고, 진정시키는 역할을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해야 했다. 그는 “후보자들은 나만 말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옆을 보지 못하더라. 앞만 바라보고, 보고 싶은 것만 보더라”며 “그게 완전히 달랐던 부분인 것 같다”고 했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허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미지 전략 전문가다. 이미지 컨설팅 분야 국제인증 최고 학위인 CIM(Certificated Image Master)을 국내 최초로 취득했다. 허 의원의 전문성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빛을 발했다. 그는 1호 법안으로 ‘함께 일하는 국회법’을 발의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의 ‘일하는 국회법’과 대비되는 효과를 낳았다. ‘함께’라는 단어 하나에 ‘여당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여야가 함께 일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국회 임시회를 매달 개회하고 △상임위를 상시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은 민주당의 안(案)과 같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기한 축소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야당이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충분히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허 의원은 “대부분의 초선 의원들은 정말 일하고 싶어 한다. 일을 하지 않을 거면 뭣하러 여기에 왔겠느냐”며 “진짜로 일을 하고 싶은 마음, ‘함께’를 넣어서 법안을 발의했다”며 “민주당의 ‘일하는 국회법’은 포장만 예쁘게 한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진짜 일하는 법을 보여줘야 된다는 차원에서 프레임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법안엔 국회 국민청원을 활성화, 청원특위를 상설화하고 청원 심사를 월 1회 이상 개회하는 내용도 포함됐는데, 그는 “진짜 국회가 제대로 일하려면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며 “국민의 소리를 듣고 함께해야 일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했다.

허 의원은 다음 대선에서 보수가 집권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일’을 들었다. 그는 “국민과 우리 당의 마음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마음이 바뀌어야 우리를 다시 보게 된다”며 “진짜로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내 삶에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했다. “차를 한잔하면서 ‘대통령님 이걸 바꿔주세요’라고 했을 때 실제로 들어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국민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그런 리더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허 의원은 보수정당에 ‘따뜻하고 친절하게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지라는 것은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 당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국민들은 ‘저 당은 저래’라고 느낀다”며 “우리 당은 친절하게 국민에게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투쟁을 하더라도 국민들과 소통을 했어야 하는데, 우리가 왜 이 길을 가야 하는지, 우리가 왜 싸우고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의 답변은 시종일관 하나의 큰 줄기에 기반해 나왔다. 본질을 바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당 일각에서 나오는 ‘당명’ 개정에 대한 답변도 마찬가지였다. “뭐가 더 세련됐냐, 멋있냐는 차원에서 접근할 거면 차라리 바꾸지 않는 게 낫다”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제대로 정립한 후에 그때 가서 바꾸는 게 낫다”고 했다. 그는 “당명을 바꾼다고 이미지 쇄신이 되는 것이 아니다. 당명도, 색도, 슬로건도,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수의 가치를 담고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 정립이 됐을 때 바꿔야 한다”고 했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란 질문에 대한 답변도 마찬가지였다.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더라. 진짜 훌륭한 정치인은 다음 세대와 선거까지 생각한다고 하는데, 저는 다음 선거가 아니라 다음 세대만 고민하고 싶다. 제 딸이 고등학생인데, 다음 세대가 잘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 저는 기득권과 싸우면서 성장했다. 전문대를 나와서 승무원 출신이라는 편견과 마주하고 창업을 했다. ‘허은아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 상징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청년들에게 미안한 건 그때는 됐지만 지금은 어렵다는 점이다. 자기 꿈을 얘기하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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