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가 직접 추궁하자 실제로 코링크PE에서 블루펀드 운용역을 맡은 임모씨는 검찰 측 신문과는 전혀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임씨는 이날 정 교수 신문 이후 계속 진술을 뒤집는 증언으로 재판부로부터 수차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임씨는 조국 전 장관의 청문회 준비단에 제출된 블루펀드 운용현황 보고서를 작성한 주체이기도 하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정 교수는 WFM의 영어사업에서 자신이 고문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 증인신문을 했다. 증인들은 검찰 측 신문에서 '정 교수가 하는 일은 거의 없이 돈을 받아갔다'라고 했지만 정 교수의 신문에서는 말을 바꿨다. 몇달에 걸쳐 교재를 연구하고 자문을 하는 등 상당한 일을 했다는 것이다. .
그러나 정 교수가 직접 질문을 던지자 임씨는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정 교수와 임씨의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 교수 : 당시 제가 책을 두 박스 받았는데 200권이 넘어요. 또 제가 사이버 프로그램 체크하고 싶다고 해서 저한테 사이트 관리자 아이디랑 비밀번호 준 거 기억하세요?
임씨 : 네
정 교수 : 그거 다 검토하려면 시간 얼마나 걸리는지 아세요?
임씨 : 좀 많이...
정 교수 : 제가 책 다 보는 데 두 달 걸렸다는 거 아세요?
임씨 : 네
정 교수 : 킥오프 미팅 제가 안 간다고 했나요?
임씨 : 웬만하면 빼달라고 했습니다.
정 교수 : 그니까 제가 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지, 확실히 빼달라고 한 건가요?
임씨 : 뉘앙스가...
■ 재판부 "아니, 말이 안 되잖아요" 임씨에 폭풍 지적
임씨는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이 끝나고 난 뒤 재판부의 질문에 답하는 도중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지적을 연이어 받기도 했다.
재판부가 "(증인은) 정 교수가 블루펀드 투자하기 전에 투자 대상 회사가 이미 웰스씨앤티로 예정돼 있었다고 증언했는데, 정 교수가 사모펀드에 투자한 시점이 언제냐"고 묻자 "투자 시점은 잘 모른다"며 앞뒤가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또 "블루펀드 운용역을 맡고 있으면서 왜 투자자인 정 교수에게 운용 보고를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연말에 한 번씩 LP(투자자)들에 선물 보내고 인사를 한다"며 취지에 맞지 않는 말을 해 재판부가 한숨을 쉬기도 했다.
■ 코링크 재무담당 이사 "운용보고서 허위 작성 의도 없었다"
한편 오후 공판에는 코링크PE에서 재무를 담당한 이모 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이사는 블루펀드 운용현황보고서와 관련해 임씨에게 지시를 내렸던 인물이다.
이 이사는 조 전 장관의 청문회 준비단에 두 번째로 제출된 코링크PE 운용현황 보고서가 허위 작성됐다는 의혹에 대해서 '그런 의도는 없었다'는 식의 증언을 내놓았다.
검찰은 이 2차 보고서를 '블루펀드는 블라인드 펀드이기 때문에 정 교수는 투자처를 몰랐다'는 해명을 하기 위해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측의 지시로 허위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2차 보고서에 가로등, 5G, 와이파이 등 웰스씨앤티의 사업 운용현황을 기재하면 해명 취지와 맞지 않으니 (임씨에게) 수정하는 게 좋겠다고 한 적 있냐"고 묻자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라며 "임씨가 운용보고서 만드는 것을 웰스씨앤티의 투자보고서 만드는 것으로 착각한 것 같아 그게 아니라고 말해줬을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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