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기업 생존전략]①전자업계- 1·2차 협력사들 “유연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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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7-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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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위기 대응전략 수립

  • 대기업은 '상생경영' 지원사격

국내 전자업계의 1·2차 협력사들은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 협력사는 '유연성'에 방점을 찍고 리스크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원청 대기업 역시 협력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방식의 상생안을 내놓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선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스마트폰, 가전 등 세트부문 협력사들은 상반기에 위축된 수요가 하반기 들어 회복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에 맞춰 경영 계획 또한 수립하는 중이다.

스마트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 A사 관계자는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던 4월 당시엔 기존 인력의 숫자를 줄이려고 했었다"며 "5월 들어 물량이 회복됐고 지난달엔 정원 외 인력을 더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액정표시장치(LCD) TV에 LED백라이트유닛(BLU)을 공급하는 업체 B사 측도 하반기 반등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하반기엔 LCD 패널 수요가 늘어나면서 BLU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상반기 부진했던 TV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되지만, 이들 협력업체는 탄력적인 생산 체계를 운영하는 데 하반기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원청 대기업의 경우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단기 물량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번에 2~3개월치 물량을 미리 예고했던 예년과 달리 짧게는 15일 단위로 부품 주문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이에 맞게 협력업체들 역시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청과의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는 가운데, 핵심 사업의 선택과 집중에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일부 업체들은 갑작스러운 물량 급증 사태에 대비해 생산라인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채널 구축에 주력하는 업체도 상당수다.

업계 관계자는 "언제 다시 코로나가 재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면적으로 캐파(생산능력)를 키우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유연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청 대기업은 상생 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자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업계 전반이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선순환에 힘쓰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상반기 중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입을 결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자재 공급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돕고 있다. 하반기에도 삼성은 비슷한 규모의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상생결제시스템 도입으로 협력사들이 조기에 납품 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시스템 도입 이후 5년 만에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지급한 금액이 2075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400억원 규모였던 무이자 자금을 올해 550억원으로 확대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일정도 지난해보다 4개월 앞당겨 집행했다.

LG전자 관계자가(왼쪽에서 두번째) 경남 창원시 소재 가전공장에서 부품 협력사와 함께 생산성 향상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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