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상 속인 '사기적 부정행위'··· 대표가 자금 횡령해 주식·파생상품 투자도
금융감독원이 23일 발표한 중간 검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펀드 투자자금을 모집할 당시부터 투자 대상을 속였다.
부동산 및 개발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목적이었음에도 투자제안서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했고, 이에 기초해 안정적 자산에 투자된다고 투자자를 오인토록 해 자금을 모집했다. 금감원의 현장검사 결과 실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실적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는 지난 21일 현재 46개, 편입자산 5235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자산의 98%가 비상장기업 사모사채(평가액 약 5109억원, 권면액 약 5095억원)에 투자됐다. 씨피엔에스(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이 발행한 사모사채로, 펀드 자금은 이들 발행사를 거쳐 다수의 위험자산에 투자됐다. 옵티머스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금 사용처는 약 60개로 3000억원 내외 규모다.
펀드 운용과정에서 김재현 대표이사 본인 명의 계좌로 자금이 이체됐으며 이 돈이 주식과 선물옵션 등에 투자된 사실도 확인됐다. 횡령한 펀드자금은 최소 수백억원 수준에 달한다. 검사 결과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최원우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장은 "김 대표가 개인적으로 자금을 사용한 내역을 검사과정에서 일부 확인했다"며 "주식이나 파생상품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것과 함께 부동산 등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유용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옵티머스 운용은 주요 임직원의 PC와 관련자료를 숨긴 뒤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검사 방해를 저지르기도 했다.
◇투자 자산 상당수 회수 어려워··· "회수율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
옵티머스 운용은 주요 임직원이 퇴사하거나 검찰에 구속 기소된 상태로, 금감원(3명), 예보(2명), 판매사(3명)이 관리인으로서 펀드와 회사 고유재산을 관리 중이다. 현재 이들 관리인을 중심으로 판매사 협조를 얻어 채권보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확보 가능한 채권을 파악하기 위해 회계법인에 의한 자산실사가 이뤄지고 있다. 9월까지 실사 진행된 이후 적절한 자산운용사에 펀드 이관도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자산 회수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회 금감원 부원장보는 실사 및 자산 회수와 관련해 "투자 자산의 실재성 여부가 아직 확인이 끝나지 않았으며 손실 여부와 금액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판매사 등을 통해 일부 확인된 내용을 보면 상당 부분이 회수가 어렵거나 가치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어 회수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이관과 관련해 김동회 부원장보는 "옵티머스 펀드는 라임운용의 펀드와 각 판매사가 다른 펀드를 판매했기 때문에 (판매사) 계열 운용사로 이관하는 것이 더 효율적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NH투자증권 계열사에 펀드를 이관할지에 대해선 확정된 바 없으며 독립적인 가교운용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옵티머스 운용 펀드가 사실상 처음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며 주요 판매사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지난 17일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신청은 총 69건으로 나타났다. 모두 NH투자증권 판매분이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오후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투자자들에 대한 선지원 안건 결정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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