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전체 매출의 20%를 중국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특히 2분기 중국 내 매출은 전년 대비 갑절 이상으로 늘었다.
미·중 갈등,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 중국 거대한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차츰 부각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향후 5년간 경제·사회 운영 방향의 초점도 내수와 자립에 맞춰질 전망이다.
◆ 신중국 건국 100주년 '목표' 달성을 위한 첫 걸음
중국 지도부에게 14·5계획의 의미는 크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0년까지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의 전면전 건설이라는 첫째 목표를 실현하고 나서, 내년은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둘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첫 발걸음을 내딛는 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올해 전례 없는 불확실성과 도전에 직면했다. 올초 갑작스레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경제, 정치, 안보 지형을 바꿨다. 게다가 미·중 양국간 갈등은 수그러들긴 커녕 신냉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악화하며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이 맞닥뜨린 이 같은 문제는 중·장기적인 것으로, 지구전의 각도에서 이를 인식해야 한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중국으로선 미국 등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키우고 중국 경제, 기술 등 방면에서 자립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 퍼스트'와 '자급자족'에 초점
실제로 지난달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국내대순환을 위주로 한 국내외 쌍순환 전략"을 내놓았다. 이는 경제 구도를 자국 내수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얘기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수출 중심, 대외 개방 발전 전략인 국제대순환 전략을 40년 가까이 이어왔다. 그런데 올 들어 국내대순환 전략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맥쿼리증권은 보고서에 '이는 내수 퍼스트(최우선)'를 가리킨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국 국내 공급망을 장악하고 해외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노무라증권도 사실상 수입 대체(혹은 자급자족)와 내수 확대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같은 내수 중심 발전 전략은 사실상 중국의 중장기 발전 기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중리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연구원도 "이는 중국 2021~2025년 경제운영 계획인 '14차 5개년 계획'의 핵심 내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안보' 중요성도 부각
아울러 30일 중앙정치국 회의는 14차 5개년 계획 지도방침에 있어서 더 나은 품질, 더 높은 효율, 더욱 공평한, 더욱 지속가능한, 그리고 더욱더 안전한 경제 성장의 실현을 강조했다.
'안전'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명보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 인민의 생명 안전이 중요해지고, 미·중 갈등 속 국가 정치·경제 안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안전이 부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전한 발전 역시 결국엔 중국 내수 확대와 경제·기술 자립과 맞닿아 있다고도 강조했다.
왕한(王涵) 흥업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손자병법에는 '우선 이길 수 없는 나를 만들어서 이길 수 있는 적군을 대적한다(先爲不可勝 以待敵之可勝)'는 말이 있다"며 "오늘날 외부 환경이 복잡하게 변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는 우선 내수확대, 기술혁신, 개혁개방 등 제 할 일부터 잘해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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