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최후통첩에도 HDC현산 "재실사하자"...사실상 노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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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8-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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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사실상 계약 무산으로 기울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12주의 재실사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HDC현대산업개발에 '최후통첩' 메시지를 보냈지만 현산이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다. 현산은 재실사를 진행하지 않을 시 발생할 수 있는 '계약 무산 책임'은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있다며 법정공방을 거듭 시사했다. 

6일 HDC현산은 이날 공식자료를 내고 "2019년 12월 27일 인수계약을 체결한 이래 약 8개월 동안 기업결합 신고, 인수자금 조달 등 인수절차에 만전을 기해 왔는데도 매도인 측(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계약 불이행의 책임을 인수인(현산)에게 돌렸다"며 "매도인 측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산은 "매도인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실사기간 7주 내내 불성실했다"며 "어느 정도인지조차 모를 경영부실이 가득한 상태 그대로 아시아나항공을 아무런 대책 없이 떠넘기려고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산은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12주간의 재실사 요청을 거절했다. 오는 11일까지 인수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12일 이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을 전달한 것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자꾸 (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계약 무산의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말했다. 

실무선에서 거래 종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면 인터뷰를 요청했는데도 응하지 않다가 거래종료일 당일에야 12주간의 재실사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또한 현산의 연이은 서면대응도 진정성이 없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산은 측은 계약 무산시 책임은 현산 측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이에 대해 현산은 "250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수차례 공개적으로 인수의사를 천명했으며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총 1조7600여억원을 조달, 연간 460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융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는 등 분명한 인수의지를 보여왔다"고 반박했다. 

또한 서면요청에 대해서도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M&A에서 거래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위해 자료와 입장 전달은 공식적인 문서로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재실사가 이루어진 다음 인수조건을 재협의하는 단계에는 대면 협상이 자연스러운 방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7주간의 실사기간 동안 제한적인 자료만 제공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 △인수계약 이후 추가로 늘어난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2조8000억원에 달하는 등 계약서대로 계약을 진행할 수 없는 차원의 재무제표 변동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차입 결정, CB발행을 인수진행 과정에서 현산의 동의없이 진행된 점 등을 지적했다. 현산은 "이런 상황에서도 금호산업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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