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연합을 설계,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핵심 전략가로 꼽히는 장 전 의원은 이날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어쩌면 지금 야권은 집권을 위해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정치'를 대담하게 모험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히 커지고 있는 것 아닐까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 전 의원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3당 합당, 김대중 전 대통령의 DJP 연합 등을 언급하며 "이 두 개의 케이스 모두는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정치모험극이었다"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정치를 과감히 단행해 이 땅에 민주주의를 공고화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장 전 의원은 두 번째로 경제 구도를 언급했다. 그는 "1년 6개월 이후 한국 경제는 예측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집권여당의 경제 실정에 따른 집권당의 축대가 붕괴해 여론이 한쪽으로 확 쏠리는 이동 현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때는 국민들이 경제 불안에 휩싸여 경제난을 수습할 수 있는 경륜있는 지도자를 찾고 불러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안하지만 당시 민주당은 전쟁을 막은 평화세력으로 인식됐고, 자유한국당은 전쟁세력으로 덧칠됐다"며 "전쟁 조바심에 떨었던 모든 국민은 일시에 긴장 해소를 하면서 닥치고 민주당을 찍었다"고 했다.
장 전 의원은 △장기집권에 대한 싫증 △집권층의 경제정책 실패 △국민들의 정권교체 심리 분출 △집권당의 대분열 △집권당의 부패스캔들 △군소야당의 대연합 등 정권교체를 이뤄던 15개 국가의 공통점을 언급, "지금 문재인 정권에 대입해 보면 거의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좋은 전략을 추구한다면 집권이 가능하다"고 했다.
장 전 의원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새로운 신종독재가 등장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지금 이 나라를 비롯해서 전 세계에서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독재가 바로 그것이다"고 했다. 이어 "이제 다시 디지털 민주주의 운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독재를 종식시키고 디지털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본다면 이것이야말로 집권을 뛰어 넘은 한국형 글로벌 민주주의인 K-Politics를 확산시킬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YS계이자 부산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김 전 의원이 첫 정치인 강연자로 호남 출신의 장 전 의원을 초청한 것을 두고 영·호남을 아우르는 새로운 '판 짜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날 세미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참석자가 50명 미만으로 제한됐지만 주호영 원내대표와 황보승희 의원 등 현직 의원도 참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로 불리는 장성민 전 의원(오른쪽 가운데)이 10일 서울 마포구 한 사무실에서 열린 김무성 전 의원(왼쪽) 주도의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 외부 강연자로 참석,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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