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도 점포 줄인다…은행권 영업점 통폐합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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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11-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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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객 줄자 미뤘던 영업점 통폐합 검토

  • 중장년 고객 46%…모바일 이용률 낮아

  • "디지털금융 교육 확대 등 불편 줄일 것"

NH농협은행도 점포 축소에 시동을 걸었다. 영업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 온 타행과 달리 점포망을 유지했던 농협은행 또한 연말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를 앞두고 영업점 통폐합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령층이나 오지에 거주하는 농협은행의 주고객들의 금융 접근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경영지원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노조 관계자들과 만나 점포 조정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은행 측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들을 중심으로 이전 혹은 통폐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 또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노조와 합의 없는 일방적인 점포 축소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신규 상권이나 신도시 조성 지역에 적극적으로 점포를 신설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방 고객 수가 줄어들고 있고 모바일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점포조정에 대해 아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그동안 점포 숫자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둬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국내 점포 숫자는 2018년 1144개에서 올해 6월 기준 1142개로 2개가 줄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같은 기간 국내 점포를 3666개에서 3535개로 100개 넘게 줄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이 같은 방침은 수익성과 무관하게 농업의 증진과 농민의 복지 향상이라는 설립 목적에 충실하기 위함이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울릉도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농협은행 또한 조만간 점포 축소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 금융감독원이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의 개정을 마칠 예정인 만큼, 다른 시중은행들처럼 이보다 한발 앞서 점포 축소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금감원은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진행해 온 '지점 폐쇄 영향 평가'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점포 폐쇄 사전 통지 기간 역시 현행 1개월 전에서 3개월로 확대한다. 개정이 완료될 경우 영업점 폐쇄 과정이 지금보다 훨씬 까다로워진다.

농협은행이 점포망 축소에 나설 경우 타행에 비해 디지털 소외계층 고객의 불편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농협은행은 타행에 비해 고령층 고객의 비율이 높다. 지난 9월 기준으로 농협은행 고객 중 50대는 20.7%, 60대 이상은 26.0%에 달한다. 60대 이상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이 10% 남짓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편의성을 제고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협은행 설립 목적과 달리 농촌 지역 거주 고객들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게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농협은행 측은 향후 실제로 점포를 폐쇄하더라도 고객들의 불편은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금융교실 실시, 금융사고 예방교육 실시, 독거노인·장애인 대상 비대면거래 수수료 면제, 큰글뱅킹서비스 개편 등 디지털 금융 거래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점포 통폐합이 진행되더라도 주변점포와의 규모화를 통해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금감원이 마련하는 은행 점포 폐쇄공동절차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해당 지역에 맞는 대체수단을 마련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NH농협은행 역삼금융센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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