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규모의 우편·사전투표로 개표에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십시오. 승리의 길로 가고 있다.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것입니다. 마지막 한 표까지 기다려봐야겠지만, 굉장히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일 밤 12시 45분(한국시간 4일 오후 2시 45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긴급 연설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겐 '희망 고문'과도 같이 느껴졌다.
이 시각 바이든은 플로리다·텍사스·오하이오주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밀리기 시작하며 '대역전'을 당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밝게 웃으며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한 바이든의 태도에 사람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그의 발언은 '희망 고문'이 아닌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드러났다. 4일 새벽 주요 경합 지역에서 선거일 현장 투표 개표가 마무리되고 우편 사전투표를 집계하기 시작하자, 또다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각각 10명과 16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위스콘신과 미시간주에서 크게 밀리던 표 차를 조금씩 따라잡더니, 결국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4일 저녁까지 바이든 후보는 '매직넘버' 270명에서 단 6명 부족한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를 코앞에 두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역사상 최고 득표수인 7000만표 고지를 넘어섰다. 반면, 트럼프에 던져진 표는 6800만표 선이다.
이런 상황에 당황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트위터에서 우편투표를 '쓰레기 더미', '파괴의 힘'이라고 부르며 "지난 밤 나는 수 많은 핵심 주에서 이기고 있었지만, 놀라운 쓰레기 더미를 열자마자 하나하나씩 마법처럼(magically) 사라지고 있다"며 "매우 이상한 일이고 역사적으로 완전히 잘못됐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상황은 '블루 웨이브(Blue Wave)'와 '블루월(Blue Wall)'로 요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 전 민주당의 행정부·상원·하원 석권 가능성을 제기하며 '블루 웨이브'를 언급했지만, 개표를 진행할수록 바이든의 마지막 역전을 위한 절실한 발판으로 '블루월'을 꼽았다.
블루월은 막바지 개표 상황에서 남은 최종 5대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미시간(16) △위스콘신(10) 등 중북부 러스트 벨트 지역(미국 오대호 인근의 과거 제조업 공업지대) 3곳을 가리킨다.
러스트 벨트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여겨졌지만, 2016년 예상하지 못한 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빼앗긴 후 지난 4년간 지지세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를 탈환하기 위해 올해 유세 기간 바이든과 민주당은 해당 지역에 총력전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4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선거에서 바이든이 2016년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 민주당이 잃은 표 대부분을 되찾아 왔다"면서 이는 "바이든이 이들 지역에서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 계급·교외 지역 거주 유권자들의 공화당 편중을 막아내면서도 민주당의 중요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한 우편투표 전략에 대한 계산 역시 맞아떨어졌다. 이는 대참패로 흘러가던 와중에도 바이든이 여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은 원동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변극을 연출하던 3일 밤 개표 초중반 시기에 경합주들에선 당일 현장투표를 주로 집계했기 때문이다. 4일 밤 개표 중후반에서야 우편투표가 본격적으로 집계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펜실베이니아·조지아 등의 경합주 내 각 카운티 개표 현황은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남아 있다. 대부분 민주당 지지층이 포진한 대도시 지역이기 때문이다. 조지아주 애틀랜타가 위치한 풀턴 카운티,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위스콘신주의 밀워키 등이 대표적이다.
네브래스카주(선거인단 5명) 공략 역시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확고한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보통은 대선 유세에서 어느 쪽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이 곳에 공을 들여 선거인단 1명을 빼앗아 왔기 때문이다. 네브래스카주가 메인주와 함께 승자독식 제도를 채택하지 않는 점을 이용한 전략이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269 대 269' 동률이라는 복잡한 선거인단 상황을 일찌감치 방지하며 대선의 향방을 갈랐다는 진단이다. 이 경우 같은 날 선거에서 새로 구성하는 하원의회가 주별로 한 표를 행사해 대통령을 선출하기는 하지만, 블확실성이 큰 것은 부담감으로 남기 때문이다.
대선 승패 결정 불가라는 불확실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했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동률 승부를 꼬투리 잡아 '우편·사전투표 무효화 소송 공세'를 강화할 여지를 줄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로써 바이든은 최악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선거인단 271명 확보라는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P는 "바이든은 오마하를 포함한 네브래스카 제2선거구에서 이겼고, 이는 4년 전 트럼프의 승리를 뒤집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바이든은 지지 않았다'··· 그의 근거 있는 자신감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일 밤 12시 45분(한국시간 4일 오후 2시 45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긴급 연설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겐 '희망 고문'과도 같이 느껴졌다.
이 시각 바이든은 플로리다·텍사스·오하이오주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밀리기 시작하며 '대역전'을 당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밝게 웃으며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한 바이든의 태도에 사람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그의 발언은 '희망 고문'이 아닌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드러났다. 4일 새벽 주요 경합 지역에서 선거일 현장 투표 개표가 마무리되고 우편 사전투표를 집계하기 시작하자, 또다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당황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트위터에서 우편투표를 '쓰레기 더미', '파괴의 힘'이라고 부르며 "지난 밤 나는 수 많은 핵심 주에서 이기고 있었지만, 놀라운 쓰레기 더미를 열자마자 하나하나씩 마법처럼(magically) 사라지고 있다"며 "매우 이상한 일이고 역사적으로 완전히 잘못됐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집계한 미국 대선 개표 상황.[그래픽=폴리티코]
블루월과 우편투표··· 바이든의 뒷배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상황은 '블루 웨이브(Blue Wave)'와 '블루월(Blue Wall)'로 요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 전 민주당의 행정부·상원·하원 석권 가능성을 제기하며 '블루 웨이브'를 언급했지만, 개표를 진행할수록 바이든의 마지막 역전을 위한 절실한 발판으로 '블루월'을 꼽았다.
블루월은 막바지 개표 상황에서 남은 최종 5대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미시간(16) △위스콘신(10) 등 중북부 러스트 벨트 지역(미국 오대호 인근의 과거 제조업 공업지대) 3곳을 가리킨다.
러스트 벨트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여겨졌지만, 2016년 예상하지 못한 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빼앗긴 후 지난 4년간 지지세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를 탈환하기 위해 올해 유세 기간 바이든과 민주당은 해당 지역에 총력전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4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선거에서 바이든이 2016년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 민주당이 잃은 표 대부분을 되찾아 왔다"면서 이는 "바이든이 이들 지역에서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 계급·교외 지역 거주 유권자들의 공화당 편중을 막아내면서도 민주당의 중요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한 우편투표 전략에 대한 계산 역시 맞아떨어졌다. 이는 대참패로 흘러가던 와중에도 바이든이 여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은 원동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변극을 연출하던 3일 밤 개표 초중반 시기에 경합주들에선 당일 현장투표를 주로 집계했기 때문이다. 4일 밤 개표 중후반에서야 우편투표가 본격적으로 집계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펜실베이니아·조지아 등의 경합주 내 각 카운티 개표 현황은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남아 있다. 대부분 민주당 지지층이 포진한 대도시 지역이기 때문이다. 조지아주 애틀랜타가 위치한 풀턴 카운티,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위스콘신주의 밀워키 등이 대표적이다.
'1의 미학'··· 무승부는 없다
네브래스카주(선거인단 5명) 공략 역시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확고한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보통은 대선 유세에서 어느 쪽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이 곳에 공을 들여 선거인단 1명을 빼앗아 왔기 때문이다. 네브래스카주가 메인주와 함께 승자독식 제도를 채택하지 않는 점을 이용한 전략이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269 대 269' 동률이라는 복잡한 선거인단 상황을 일찌감치 방지하며 대선의 향방을 갈랐다는 진단이다. 이 경우 같은 날 선거에서 새로 구성하는 하원의회가 주별로 한 표를 행사해 대통령을 선출하기는 하지만, 블확실성이 큰 것은 부담감으로 남기 때문이다.
대선 승패 결정 불가라는 불확실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했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동률 승부를 꼬투리 잡아 '우편·사전투표 무효화 소송 공세'를 강화할 여지를 줄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로써 바이든은 최악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선거인단 271명 확보라는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P는 "바이든은 오마하를 포함한 네브래스카 제2선거구에서 이겼고, 이는 4년 전 트럼프의 승리를 뒤집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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