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야당의원들이 특별활동비 관련 대검찰청 '대들보' 대신 법무부 '가시'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친애하는 정성호 동지에게'라는 제목을 올린 글에서 "특활비 몇십억을 감독기관에 사후 보고조차 없이 쌈짓돈으로 쓸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이 대검에 가서 문서검증을 했지만 자료를 제대로 확인조차 못 한 채 돌아섰다"고 대검 비협조를 꼬집었다.
이어 "아무리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검을 감싸주고 싶은 야당이라 한들 지나치다"며 "대검 눈에 박힌 대들보는 놔두고 법무부 눈의 가시를 찾겠다고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법무부도 잘못이 있으면 지적받고 시정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야당이) 뭉칫돈을 가져다 쓰는 대검에 가서 제대로 된 확인과 점검 대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법무부 (검찰)국장이 50만원씩 나눠 가졌다는 데 밝히라'고 담당국장을 세워놓고 11번이나 추궁했다"며 야당에 성토를 쏟아냈다.
그는 야당이 세금도 아닌 직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설날 소년원생들에게 준 햄버거를 예산심사 질의 주제로 삼은 것도 부적절했다고 돌려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 없다"며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건 지켜보는 국민에게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은 5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추 장관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뤄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냐"며 "서로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이번 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 예결위에서 야당과 공방을 벌이는 추 장관에게 "정도껏 하십시오"라며 제지하고, 이튿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딱 한 마디 했더니 종일 피곤하다"는 내용을 올린 데 대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측은 정 위원장을 '동지'로 지칭한 추 장관 발언을 두고 "국무위원과 예결위원장 관계는 사적 동지로 호도할 수도, 전임 당대표와 후배의원 간 위계질서로 내리누를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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