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일반인이 아이큐 55와 지적장애인(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된 저희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지난 5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남편 A씨가 전직 야구선수에게 맞아 지적장애인이 됐다고 호소하는 청원인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B씨는 해당 사건이 2018년 3월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야구선수 출신 C씨 등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하지만 A씨와 C씨는 사소한 일로 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그가 일방적으로 B씨를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폭행 장면은 인근 건물에 있던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자동차 커뮤니케이션 보배드림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C씨는 A씨와 마주 보며 이야기를 하다가 주먹으로 머리를 가격한다. 방어할 시간조차 없이 폭행을 당한 A씨는 그대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다. 이후 C씨는 A씨의 멱살을 잡고 일으키려 했지만, 정신을 잃은 A씨는 축 늘어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B씨는 "상대방(C씨)과 그의 친구가 상대방의 카니발 차량으로 제 남편을 들어서 옮겼고, 그 상황을 목격한 한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상대방은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다'고 말했고, 제 남편은 술에 취해 잠들었다며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C씨가 자신에게 전화까지 했다고 말한 B씨는 "본인 차량에 잠들었으니 집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해 상대방과 저희 집 앞 주차장까지 같이 오게 됐다. 사지만 사고 장소에서 집까지 5분 정도 오는 동안 남편이 눈물을 흘리고 코피를 흘리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고 구토를 하는 등 이상하다 생각해 1시간 후 가해자가 아닌 제가 직접 119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A씨는 뇌경막하 출혈이었다. 외상성 뇌경막하 출혈은 교통사고와 같은 외부 충격으로 인해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안쪽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와 뇌의 바깥쪽 경막 사이에 피가 고이는 질환이다. 경막하 출혈은 뇌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긴박한 상황이며, 늦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출혈 초기 인지 기능이 저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으며, 자꾸 잠을 자려는 모습을 보인다. 당시 A씨가 보인 증상과 맞아떨어진다.
두개골을 절제 후 뼈 없이 봉합 수술을 했고, 몇 개월 뒤 인공 뼈 이식 수술을 했다는 B씨는 "수술로 한쪽 귀에 이명 증상이 나타났고, 인공뼈를 이식해 머리 모양이 잘 맞지 않고, 기억력 감퇴,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인 성격, 아이유 55 정도 수준으로 직장까지 잃게 됐다"며 평범한 가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정작 가해자인 전직 야구선수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폭행 장면이 찍혔는데도 판사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공탁금 1000만 원을 걸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사과는 물론 병원비조차 받아내지 못했다"면서 출소 후 C씨의 보복을 두렵다며 그가 엄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19일 오후 1시 30분 기준으로 해당 청원글은 13만 명을 넘어섰다. 이 청원은 내달 5일까지 진행된다. 20만 명이 동의를 해야 청와대 측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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