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5㎡에 사는 A씨는 지난 주말 국세청 홈페이지 '홈택스'를 통해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예정 세액을 산출하고는 깜짝 놀랐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종부세가 126만원이었는데, 올해는 247만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재산세 372만원까지 합하면 올해 납부하는 보유세는 총 907만원에 달한다. 내년부터는 세금이 더 늘어난다고 하니 '월급쟁이'인 A씨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23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고지서가 23~24일 발송된다. 납세는 다음달 1~15일이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6억원(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초과분에 매기는 세금이다.
올해 세율 변동은 없으나 공시가격이 오르고, 종부세 과표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5%에서 90%로 상향조정돼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거주 집 한 채인 1주택자들의 세금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이다.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국민주택 기준 크기인 전용면적 84㎡ 1주택 보유자도 이미 납부한 재산세와 12월 납부할 종부세를 합쳐 1000만원 넘는 보유세를 내게 된다. 투기 목적이 아닌 경우에도 지난해 대비 2배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5㎡는 지난해 재산세 342만원과 종부세 202만원 등 보유세로 794만원을 부담했다면 올해는 1326만원으로 46% 오른다. 인근 '반포자이'와 '아크로리버파크' 84㎡도 1000만원을 웃도는 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진다.
1주택자 종부세율이 0.5~2.7%에서 0.6~3.0%로 최대 0.3%포인트 상향되고, 다주택자 최고세율은 6%까지 높아진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올해 90%에서 2021년 95%, 2022년 100%로 순차적으로 상승하며 공시가격 현실화가 예고돼 있다.
그렇게 되면 래미안퍼스티지는 한 해 동안 1666만원, 반포자이 1538만원, 아크로리버파크는 1912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하게 된다.
이에 시장뿐 아니라 정부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주택자에게까지 과세를 강화하는 것은 무리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1주택자에 대한 완화 조치는 시장에 그릇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보유세는 높여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은퇴자들에게는 장기거주·고령자 감면이 있다"며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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