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 원봉 루헨스[사진=한국기원]
시니어바둑리그 시상식에 참석한 4개 팀 기사들은 벌써 "내년 시즌 우승"을 목표로 뒀다. 이들의 나이는 50·60대다. 정말이지 나이를 잊은 바둑 열기다.
10일 오후 2시경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국기원 2층 대회의실에서 2020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우승상금 3500만원)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1위부터 4위 팀 기사들과 한상렬 한국기원 부총재,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영원한 국수' 김인(77) 9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트로피 진열대에는 다양한 크기의 청자가 준비돼 있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두 가지(MVP, 다승) 개인상과 네 팀에 대한 단체전 시상이 준비됐다.
시즌을 빛낸 MVP는 9승 5패를 기록한 김기헌(61) 7단에게 돌아갔다. 그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김 7단은 "얼떨떨하다. 팀원들이 잘 해줘서 이러한 상을 받은 것 같다. 내년에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승왕은 이번 시즌 13승 1패를 기록한 유창혁(54) 9단에게 돌아갔다. 그는 트로피와 함께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유 9단은 "다승왕을 받게 됐다. 운이 좋았다고 본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시합이 잘 마무리됐다"고 돌아봤다.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 단체 사진[사진=한국기원]
개인 시상을 마치고 단체 시상이 이어졌다. 4위팀부터 1위팀 순으로 진행됐다. 서울 구전 녹용이 4위에 올랐다. 트로피와 함께 상금 1000만원을 획득했다. 감독을 맡은 권갑용(63) 8단은 "단합과 참여도가 좋았다. 분석도 함께했다. 격려와 힘이 된 것 같다. 내년 목표는 우승이다"고 말했다.
3위에는 부천 판타지아가 이름을 올렸다. 정규리그 2위였으나, 포스트시즌에서 3위에 그쳤다. 트로피와 상금 1500만원을 획득했다. 감독을 맡은 이홍열(66) 9단은 " 목표는 4위였는 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선수들이 후반기에 잘 해줬다"고 말했다. 1지명인 김종수(58) 9단은 "마지막에 아쉽게 졌다. 내년 목표는 우승이다. 개인상도 노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서울 데이터스트림즈와 김포 원봉 루헨스가 붙었다. 대회 결과 트로피는 종합 전적 2-0을 쌓은 김포 원봉 루헨스에게 돌아갔다.
서울 데이터스트림즈는 정규리그 1위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시상 직전 '깜짝' 행사가 준비됐다. 감독과 기사들이 구단주(회장)와 단장을 위해 '글귀'가 담긴 액자를 선물한 것.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시상식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준우승팀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상금 2000만원이 수여됐다. 이건호 단장은 "선수단이 잘 해줘서 행복한 시즌을 보냈다. 첫 출전에 멋진 모습을 보인 만큼 내년 시즌에도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감독을 맡은 양상국(71) 9단은 "전반기 우승으로 만족한다. 내년 시즌 우승으로 승화시키겠다"고 했고, 1지명인 유창혁 9단은 "대국하는 내내 즐거웠다. 마지막에 상대 팀이 더 열심히 해줬다. 아쉽지만, 내년을 노리겠다"고 했다.
우승은 김포 원봉 루헨스에게 돌아갔다. 정규리그 3위에서 포스트시즌 1위로 '껑충' 뛰었다. 우승팀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3500만원을 수여했다. 감독을 맡은 박상돈(64) 8단은 우승을 이끌어 감독상(트로피, 500만원)도 받았다. 그는 "김영돈 회장(주식회사 원봉)님께서 팀을 물심양면 도와주셔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회 후원사인 NH농협은행과 팀 선수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포 원봉 루헨스 선수들도 한 마디씩 했다. 김수장(63) 9단은 "우승하는 팀을 보면서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소원을 이루었다. 내년에도 우승을 노리겠다"고 했고, 팀의 맏형 황원준(68) 9단은 "굉장히 즐거웠다. 올해까지 5년을 참가했다. 후보로 있으면서 우승을 하게 됐다. 선수는 체질이 아닌가 보다.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웃었다.
2020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 심판장을 맡은 김인 국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 시상식이 약식으로 치러져 아쉬움이 남는다. 선수 여러분께 감사함을 전한다. 후원을 아끼지 않은 후원사 여러분께도 감사함을 전한다. 고생 많으셨다. 내년 시즌에도 반가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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