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모순...입으로는 전월세 안정, 뒤에서는 민간임대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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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12-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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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가구1주택법 구상 등 민간 임대매물 크게 줄일 수

  • 시장안정 위해 민간역할 필요...공공 한계 인정해야

정부·여당이 전월세 시장을 안정화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민간 임대차시장을 무력화하는 시도를 계속하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여당 의원이 발의한 '1가구1주택법'이나 내년 초부터 적용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거주 의무기간 등은 시장에 나오는 민간 임대매물을 크게 줄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여당이 민간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모순이 생겨난 것으로 본다.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공공의 노력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앞으로 주거정책의 기본원칙에 따라 1가구는 1주택만 보유, 거주해야 한다.

진 의원 등의 바람대로 1가구1주택법이 현실화되면 민간 전월세를 공급할 주체가 사라져 임대차시장 불안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공언한 임대차시장의 안정화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전월세 시장이 폭등장을 나타내면서 지난 11월 19일 긴급 전세대책을 꺼냈다. 단기에 공급 가능한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유선종 건국대 교수는 "여러 정책이 한 방향으로 수렴하지 않고 모순된다"며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민간의 손발을 묶는다는 발상은 공급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 = KB부동산 리브온]
 

이미 전월세 시장은 새 임대차법, 재건축 아파트에 부여되는 2년 거주의무, 양도소득세 감면요건 등으로 물건품귀, 가격폭등을 겪고 있다. 28일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임대차법이 시행되기 전달인 지난 6월 수도권 전셋값 변동률은 0.36%에 불과했지만, 12월 현재 1.32%로 올라섰다.

내년 2월부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거주의무가 생기며 신축 전월세마저도 씨가 마를 조짐이다. 지난달 27일 입법예고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의 거주 의무기간은 최소 2년, 최대 3년으로 확정됐다.

권일 부동산 인포 팀장은 "정부가 최근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질 좋은 전세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정말 그러려면 민간 사업자들에게 베네핏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공임대주택은 공급가액이 저렴하다보니 질적 측면에서 민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타깃도 저소득층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끌어안을 수 있는 수요층도 한정적"이라며 "'시프트'나 '뉴스테이' 사례를 보면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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