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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치 참여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로 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검찰총장직에서 벗어난 자연인이 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정치권에선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당은 윤 전 총장이 정치인 자질이 없다고 비판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에선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과거의 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낙연 "비상식적 처사"·김태년 "과대망상 수준"
윤 총장에 대한 비판 의견은 주로 여권에서 나온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전 총장은 교육·외교 문제 등에 대한 답을 안 가지고 있다"며 정치인으로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전 행보처럼 자기도 모르는 새정치 얘기만 계속하며 본인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나와 토론하면 1시간 만에 정치적 밑천이 다 드러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윤 전 총장 정치 행보는 '깡패 이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이 한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깡패지 검사냐'라는 말을 빗댄 것이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왔다. 윤 전 총장 사퇴 하루 뒤인 지난 5일 당시 이낙연 민주당 대표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뜬금없는 처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은 권력욕에 취해 검찰총장 직위를 이용한 최악의 총장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검찰개혁을 호도하는 그의 주장은 과대망상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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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은행로 KBIZ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별의 순간 잡았다"·안철수 "서로 호감"
윤 전 총장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총장직 사퇴는 환영하면서도 영입을 두고는 신중론이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윤 전 총장을 두고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며 야권 대권주자가 될 적절한 시기에 사퇴했다고 평가했다. 별의 순간은 독일어인 'Sternstunde(슈테른슈튼데)'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말로는 '운명적 시간'이나 '결정적 순간'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사퇴하자마자 야당 대선후보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영입해선 안 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0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문재인 정권 폭정과 법치주의 파괴를 막아내야 한다는 건 국민의힘과 방향이 같다"며 윤 총장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같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 박근혜·이명박 정권 때 있던 일을 적폐청산으로 무리하게 수사했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가 직접 나서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5일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부당한 정권 폭력에 자신의 직을 걸고 민주주의 법치를 지키려고 나선 것"이라며 윤 전 총장 사퇴 결정을 추켜세웠다.
지난 1월 21일 유튜브 방송에선 "지난해부터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 응원 메시지를 많이 보내고, 여주지청으로 좌천돼 힘을 시기에 밥도 같이했다"면서 "서로 호감을 가지는 사람"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정권 초기인 2013년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 근무 중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좌천됐다.
국민의당은 최근 '철석 연대(안철수+윤석열)'라는 표현까지 만들며, 윤 전 총장이 자당을 선택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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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청 시민건강국을 방문해 서울시 코로나19 대응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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