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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의 계열사 상장이 이어지면서 증권가에 화색이 돌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 SK와 카카오 등 대기업이 잇따라 계열사를 상장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5월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상장했다. 이어 SK리츠도 시장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8월에 상장한 뒤 지금은 카카오페이의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그룹, '파이낸셜 스토리' 따라 계열사 상장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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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아주경제]
대기업의 계열사 상장 러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SK그룹은 계열사 상장을 꾸준히 진행했다. SK그룹은 지난 2017년 말 기준 상장 17개사, 비상장 83개사 등 100개사로 이뤄졌는데, 지난 1분기 기준으로는 소속 계열사가 상장 19개사, 비상장 125개사 등 총 144개사로 늘어났다.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M&A와 상장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SK그룹이 증권가의 VIP가 된 것은 내놓는 종목이 시장이 주목을 받는 우량주라는 점이다. SK그룹은 지난해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SK IET 등 3개사를 분할한 뒤 상장해 약 4조원이 넘는 자금을 증시에서 조달했다.
그 결과 상장을 주관하거나 인수단에 참여한 증권사는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세 곳 모두 참여해 73억원의 인수대가를 받았고 미래에셋증권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 IET의 상장에 참여해 73억원을 벌었다. 이어 NH투자증권이 68억원, JP모간이 47억원 등 11개 증권사가 SK그룹의 상장 주관과 인수단으로 참여해 총 376억원의 인수대가를 받았다.
게다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SK그룹은 현재 SK리츠의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SK리츠는 자산규모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리츠다. SK리츠는 SK그룹의 본사가 위치한 SK서린빌딩을 매입하고 이를 운용하면서 SK 계열사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분기마다 배당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SK증권, 하나금융투자가 주관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SK그룹에는 상장에 나선 후보들이 많다. 최근 분할이 예고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가 대기 중이며, SK매직도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연초 상장을 철회한 SK루브리컨츠도 얼마든지 재상장을 도전할 수 있는 데다가 SK팜테코와 SK건설, SK실트론, SK E&S 등도 모두 잠재적인 상장 후보들이다.
SK그룹이 이처럼 계열사를 잇따라 상장하는 것은 SK그룹이 일반 지주사에서 투자전문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는 게 증권업계의 해석이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개최한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해 투자자의 공감을 이끌고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SK그룹의 계열사 상장이 바로 SK의 '파이낸셜 스토리'인 핵심이다.
카카오, 대어급 연이어 상장…증권가 '큰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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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아주경제]
SK에 이어 카카오도 IPO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카카오는 올해 기업공개시장의 최대 이슈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을 지난 8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전부터 논란이 있었다. 국내에도 이미 상장한 은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기업을 모두 해외의 기업으로 골랐다. 전통적인 은행을 제외하고 인터넷과 금융을 접목한 금융사들이다. 기존에는 상장하려는 기업이 비교기업을 고를 때는 기존에 해온 사업과 유사한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카카오는 기존 사업보다는 향후 미래에 하려는 사업을 더 중점에 두고 비교기업군을 골랐다.
그 결과 고평가 논란도 일었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이런 지적을 무색하게 했다. 공모가 3만9000원이던 카카오뱅크는 24일 증시에서 공모가 대비 118% 증가한 8만54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으로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 합도 100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참여한 증권사도 큰 수익을 거뒀다. 카카오뱅크 상장에는 KB증권과 CS증권, 씨티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6곳이 참여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인수대가는 총 204억원 규모다.
카카오는 앞으로 다른 계열사를 연이어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우선 간편결제업체 카카오페이가 대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를 한 차례 반려하며 당초 상장하려던 시기보다 늦어졌지만 연내에 상장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10조원대에 이른다.
추가로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와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모빌리티 전문 플랫폼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외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내고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약 8조원으로 내년 기업공개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그 밖에 최대 5조원이 기업가치가 예상된다는 카카오페이지도 상장이 확실시되는 곳이며, 20조원 가치의 카카오엔터도 상장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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