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흠슬라' 영광 되찾나] 업황 호조 지속·파업 리스크 해소…CB 주식 전환 가능성은 우려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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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09-0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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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MM 제공]


창사 이후 최초로 파업 위기에 몰렸던 HMM이 극적으로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며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상 운임 급등으로 올해 초부터 5월 말까지 200% 이상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흠슬라'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3개월간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운업 각종 운임 지표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환사채(CB) 우려 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힘빠진 '흠슬라' 3개월간 주가 18% '뚝'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이달 3일까지 HMM의 주가는 17.95% 하락했다. 지난 5월 31일 4만7900원이었던 HMM의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3일 3만93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HMM은 국내 최대 해운사로 올해 초 해상 운임이 급등하며 주가 역시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2월 30일 1만3950원이었으나 2월 중순부터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며 5월 27일에는 5만600원까지 뛰었다. 약 6개월 사이에 주가가 262.72% 급등한 셈이다.

당시에는 해운업 호황에 따른 실적 호조가 주가 급등 배경으로 꼽혔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해운 수요가 증가하고 글로벌 주요 항구의 항만 적체현상이 이어졌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시작된 컨테이너선 업황 전환은 선사들의 공급 조절과 미주 항로에서의 높은 수요 증가, 컨테이너 공급 부족, 내륙 운송 서비스 지연, 선박 혼잡, 수에즈운하 사고 여파 등에 따른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업황 호조는 HMM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이어졌다. HMM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 대비 127% 증가한 2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조3700억원으로 약 13배 뛰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들어 해상 운임이 상승세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노사 갈등에 따른 '파업 리스크'까지 발생하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HMM 파업이 본격화될 경우 기업가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HMM 노사는 지난 2일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타결되며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HMM 노사는 임금 인상 7.9%, 격려금 및 생산성 장려금 650% 지급, 복지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긴 임금 및 단체협약안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노사 공동으로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임금 경쟁력 회복 및 성과급 제도 마련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해운업 지수 초강세…주가 반등 모멘텀될까
금융투자업계 및 투자자들의 시선은 HMM의 파업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주가가 다시 반등할지 여부로 쏠리는 모습이다.

우선 해운 관련 종목들의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관련 지수들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6월 말 3418포인트로 최근 11년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조정을 받는 모습이었으나 지난달 말에는 4235포인트로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과 8월 전 세계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항만 체선 증가가 선박 공급을 축소하면서 운임 강세를 견인했다"며 "지난달 중순께 전체 건화물선 선박량의 16%가 항만 적체로 차질을 빚었고 중국 항만에서 묶인 선박들이 6%를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항만에서의 Cape급 선박 체선 규모가 감소 중이지만 당분간 중국 정부가 '무관용 방역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동안 타이트한 건화물선 수급이 지속되며 급격한 운임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며 "3분기에도 지속된 BDI 급등세로 선사들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BDI뿐만 아니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SCFI 3분기 누적 평균은 4158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08포인트보다 275% 급등한 상황이다. 지난달 27일에는 SCFI가 4386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수기 수요 강세에 항만 적체 및 일정 지연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연말까지 현재의 높은 운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중 최대 비수기인 중국 춘절 전까지 수급 불균형 해소가 어려워 내년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이 중 선사들의 공급 조절과 컨테이너 공급 부족, 수에즈 운하 사고 여파는 소멸되거나 완화됐지만 미주 항로 수요 증가, 내륙 운송 서비스 지연, 선박 혼잡은 지속되거나 심화되고 있다"며 "적어도 내년 3분기까지 업황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업 리스크' 씻었지만…CB 추가 주식 전환 가능성 '부담'
해운업 관련 지수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파업 리스크까지 해소됐지만 CB 주식 전환 가능성 등은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6월 HMM CB 3000억원 규모를 주식으로 전환해 6000만주가 상장되기도 했다.

여기에 CB 추가 전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HMM이 발행한 영구 CB는 약 3조3000억원 규모다.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약 6억주에 달한다.

김 연구원은 "6000억원 규모의 CB 스텝업(Step-up·가산금리) 조항이 발동되는 시기가 내년 4월로 현재 3%의 금리가 6%로 오르고 매년 0.25%의 가산금리가 10% 도달까지 적용됨에 따라 차환 혹은 상환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전환권이 우선하기 때문에 상환 시도 시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생 절차 종료 및 지분 매각 등 별다른 사안이 결정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잔여 CB 전환에 따라 주식 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양 연구원은 "스텝업 조항이 적용되는 191회차 영구 CB에 대해서는 상환 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해양진흥공사의 전환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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