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게임체인저] 빅테크에 점령된 EU, 유럽 맞춤형 클라우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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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3-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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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클라우드 시장서 아마존·MS·구글 입지 확장세

  • NIA "유럽 클라우드 합의문, 회원국 역량 결집 목적"

  • 유럽 클라우드 얼라이언스, 기술표준과 생태계 구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EU) 지역에서 미국 기업들이 장악한 클라우드 시장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 선두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EU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EU 회원국 정부와 각국 기업들이 반격에 나설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7개 EU 회원국이 클라우드 합의문에 서명해 효율적인 차세대 클라우드 구축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고 2021년 12월 39개 기업으로 구성된 유럽 클라우드 얼라이언스가 창설됐다. 최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디지털 주권 강화 확대 차원에서 시작된 EU 집행위원회의 합의문 서명과 얼라이언스 창설 과정을 다룬 스페셜 이슈 리포트를 게재했다.

NIA 리포트에 따르면 유럽 클라우드 기업의 발전 가능성과 시장 점유율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EU 차원에서 비(非)유럽권 기업 위주로 움직이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고 유럽의 디지털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클라우드 기술 경쟁력이 디지털 경제와 직결돼 있고, 클라우드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기술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5G·6G 이동통신 등의 디지털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기반으로 지난 10년간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분야 투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시장조사기업 시너지리서치그룹이 2021년 3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1300억 달러였다. 2021년 9월 발표한 자료 기준으로 2021년 2분기 유럽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73억 유로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커졌다. 이 기간 동안 유럽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매출 규모도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전년 동기 27%에서 16% 이하로 11%포인트 추락했다. 유럽 시장 성장의 과실을 대부분 AWS, MS,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들의 점유율을 합하면 69%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U 지역 내에서는 개인 민감정보, 공공기관의 국가안보 정보, 기업의 영업비밀 등에 대한 데이터 통제권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비유럽권 서비스 기업의 현지 법률 미준수 문제와 사용자 신뢰 문제 등의 해법이 요구됐다. 과거부터 유럽은 EU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법안과 데이터 전략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왔다.
 

2017년 1분기~2021년 2분기 유럽 내 클라우드 사업자 매출, 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시너지리서치그룹]


◆ 모든 EU 회원국이 유럽 클라우드 합의문 서명…기술표준 만들어 클라우드생태계 구축 추진

NIA 리포트에 따르면 유럽 클라우드 합의문은 EU 회원국 간의 클라우드 공동투자와 협력을 통한 역량 결집으로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모든 EU 회원국이 클라우드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2020년부터 추진된 '유럽 클라우드 연합 기획(European Cloud Federation Initiative)'에 참여하고 공동으로 클라우드 인프라와 클라우드 유통 환경을 조성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유럽 클라우드 연합 기획은 유럽의 전 영역에 걸쳐 데이터 저장·처리 인프라를 상호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U 회원국은 안전하고, 에너지 효율적이고, 상호운용 가능한 차세대 클라우드를 공급하기 위해 EU 집행위원회와 함께 투자·협력하기로 했다.

EU 회원국은 특히 공공 부문에 필요한 클라우드를 공급하기 위해 민간, 국가, EU 투자역량을 결집하고 클라우드 채택·확산을 촉진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은 유럽 클라우드 얼라이언스를 창설해 데이터·컴퓨팅·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유럽 내 디지털 경제 분야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을 포함했다. 유럽 클라우드 얼라이언스의 정식 명칭은 '산업 데이터, 에지, 클라우드를 위한 유럽 동맹(European Alliance for Industrial Data, Edge and Cloud)'이다.

이들은 'EU 클라우드 기술표준 안내서(EU Cloud Rulebook)'를 만들어 유럽 중심의 클라우드 기술표준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EU 클라우드 기술표준 안내서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준수할 기술표준, 규범, 인증체계 등을 정의하고 있다. 유럽 클라우드 얼라이언스 차원에서는 클라우드 공급자와 수요자를 위한 데이터 유통 플랫폼(EU Data Space)과 활용 플랫폼(EU Cloud Marketplace)도 만들기로 했다.

◆ 유럽 클라우드 얼라이언스 2021년 하반기 창설 후 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 기업 중심 39개 회원 모집

유럽 클라우드 얼라이언스는 회원들의 활동 조건을 문서화하면서 지난 2021년 7월 19일 공식 창설됐다. 이후 2021년 12월까지 가입한 39개 회원 목록이 발표됐다. 얼라이언스 회원은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기업들 위주로 구성된 가운데 각국 기간통신사, 클라우드 사업자, 정보통신기술(ICT) 컨설팅 업체, 주요 제조사 등을 포함했다. 얼라이언스는 온라인으로 추가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기업 외에도 협회, 영리단체, 연구기술조직(RTO), 시민단체 등이 가입할 수 있다. 얼라이언스 회원 가입 여부는 EU 집행위원회의 검토와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유럽 클라우드 얼라이언스는 2021년 12월 14일 EU 집행위원회가 주최한 제1차 킥오프 회의와 12월 16일 얼라이언스 회원 간 업무 협의를 위한 실무 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향후 얼라이언스 회원과 EU 집행위원회의 역할을 구분하고 데이터 저장·처리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얼라이언스 운영과 관리를 지원하고 연 1회 총회를 열어 회원 간 협력을 촉진하고 목표 달성과 경과·성과를 관리할 방침이다.

얼라이언스 회원 기업은 유럽 법률과 표준에 적합한 기술·산업 생태계, 개방형 클라우드·에지 인프라 유통환경 구축과 발전을 추구한다. 오는 2030년까지 1만개의 탄소중립 에지 노드 구축을 비롯 지속가능한 클라우드·에지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 국가 안보 관련 공공데이터를 포함한 민감정보 관련 기준 등 클라우드 사업자가 준수할 표준을 정의하기 위한 기술자문을 제공한다. EU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률 75%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U 집행위원회의 '2021년도 디지털 경제사회 지표(DESI 2021)'에 따르면 2020년 EU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률은 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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