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18일 오후 4시 일본 도쿄에 있는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만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으로, 한국 외교부 장관이 양자회담을 위해 일본에 방문한 것은 2017년 12월 강경화 당시 장관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한·일 외교장관은 그동안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나 유엔총회 등 국제무대에서 다자회의 참석 목적으로 마주했으나 과거사 문제로 인해 경색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양국 현안 문제와 공동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양국이 지역·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도 공유했다.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 나가는 동시에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열린 외교적 접근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일, 한·미·일 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근 한·일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선 일본 기업의 한국 자산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두 장관은 이 문제의 조기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11월 각각 신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인당 최대 1억~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 장관은 또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과 취지에 따라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아울러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 △격리 면제 등 한·일 간 인적교류 복원을 위한 조치가 이루어진 점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비자 면제 등 교류 재활성화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정비해 나가자고 했다.
한편 박 장관은 회담에 앞서 일본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 및 하야시 외무상의 리더십 하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별세에 따른 충격과 슬픔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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