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교통과 스마트 도시, 베트남의 미래 성장 로드맵

  • 정책 지원·투자 확대·장기 전략으로... 베트남의 新녹색 전환

호찌민시 랜드마크81의 일출 전망 사진Freepik
쩐 홍 하(Trần Hồng Hà) 부총리는 하노이와 호찌민시의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부처에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사진은 호찌민시 랜드마크81의 일출 전망 [사진=Freepik]
베트남이 대기오염 해결과 친환경 교통수단 확산, 그리고 스마트 도시 건설을 국가적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지시, 스타트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 학계의 장기 비전 제시가 동시에 맞물리며 베트남은 2050년까지 녹색경제와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본격적인 전환의 길목에 섰다.

18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청년신문에 따르면, 이날 정부청사 발표에서 쩐 홍 하 부총리는 하노이와 호찌민시의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부처에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부총리는 국민이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세금 감면과 수수료 인하를 포함한 재정 지원 체계를 올해 4분기 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부는 녹색경제와 순환경제 촉진을 위한 지원 정책을 다른 부처와 협력해 연구하고 이를 승인받는 작업을 주도해야 한다. 부총리는 또한 환경 기준 강화와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농업환경부와 과학기술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안과 한국, 일본, 북유럽 국가 사례를 참고해 국가 기술 규정과 환경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정부, 대기질 개선과 친환경 교통 전환 추진

정부는 주요 오염물질인 PM2.5, SO2, CO, NO2의 지표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의 목표를 설정하고 연간 감축 로드맵을 수립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6년 3분기까지 국가 차원의 통합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 제공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교통 인프라 측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건설부, 과학기술부는 전기차 충전소의 국가 기술 기준을 오는 10월 15일까지 제정할 예정이다. 또 공공장소와 집중 주차장, 휴게소 등에 설치될 충전소 인프라를 확보하는 등 4분기까지 이를 검토하고 제정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 건설부는 하노이와 호찌민시 인민위원회와 협력해 지하철과 고가철도, 청정에너지 버스 등을 포함한 통합 교통체계 구축 로드맵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총리는 "환경오염 문제 해결은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이를 통해 베트남은 녹색경제와 순환경제로 나아가면서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전기 오토바이 스타트업, 2200만달러 투자 유치

정부 정책과 맞물려 민간 스타트업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의 대표 전기 오토바이 기업 닷 바이크는 18일 시리즈B 투자에서 2200만달러(한화 약 305억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에는 일본의 F.C.C와 리브라이트 파트너스가 공동 주도했고 기존 투자자인 정글 벤처스를 비롯해 케세이 벤처, 에이아이비엣 벤처가 새롭게 참여했다. 이로써 닷 바이크의 누적 투자금은 4700만달러(한화 약 650억원)에 달한다.

닷 바이크는 투자금을 ▲오프라인 매장 확충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연구개발 가속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차세대 전기 오토바이 라인업을 강화해 가솔린 오토바이에 견줄 수 있는 성능을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 응우엔 바 깐 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제품 혁신과 현지 공급망 통합을 통해 베트남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친환경 교통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F.C.C 관계자는 "닷 바이크는 전기 오토바이의 개발, 생산, 유통 전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ASEAN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실현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 정책과 스타트업 투자가 함께 맞물려 베트남 내 친환경 교통 전환을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학계, 2050년 스마트 지속가능 도시 비전 제시

학계에서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베트남의 도시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RMIT 대학의 응우옌 꽝 쭝 교수는 베트남이 스마트 시티 경쟁에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쭝 교수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할 기회를 잡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지역의 변화 속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은 다낭의 스마트 교통·수자원 관리, 하노이와 호찌민시의 스마트 카드 도입 등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국제 평가에서는 여전히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다. 2025년 IMD 스마트 시티 지수에서 호찌민시는 146개 도시 중 101위, 하노이는 88위를 기록했다. CIMI 2025 글로벌 지수에서는 호찌민시가 183개 도시 중 132위에 머물렀다. 이는 도시계획, 환경, 거버넌스 등 여러 분야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쭝 교수는 베트남이 성공적인 스마트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과 강력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제시한 도시 진단, 준비도 평가, 전략 수립, 실행 계획, 모니터링과 평가라는 5단계 프레임워크에 기반해 국가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디지털 인프라, 인재 개발, 공공 행정 개혁이 동반되어야 하며, 지역 당국이 데이터 공유와 협업을 통해 도시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지원 정책, 민간 기업의 혁신 투자, 학계의 전략적 비전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베트남은 대기질 개선과 교통 혁신, 도시 지속가능성을 아우르는 종합적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시에서 성공 모델이 마련된다면 '지방이 성공하면 국가도 성공한다'는 원칙 아래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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