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기 공간 절약으로 공원·상가 추가...탄소 배출도 절반
29일 KT는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아이파크몰에 설치된 공기열 히트펌프의 운용 효과에 관해 설명했다.
코벡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차세대 공조 기술인 공기열 히트펌프는 물을 냉매로 사용하는 기존 대규모 건축물용 '흡수식 냉온수기'와 달리 가스를 냉매로 건물의 냉난방을 처리한다. 냉방을 할 때 흡수한 열을 버리지 않고 그 열을 난방에 활용하는 원리다.
박춘경 코벡엔지니어링 대표는 "공기열 히트펌프 운용을 위한 설비 규모는 흡수식 냉온수기의 30% 수준에 불과하고 옥상 냉각탑 설치도 필요하지 않다. 때문에 옥상과 지하를 공원이나 상가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건물 운용의 효율성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공기열 히트펌프가 흡수식 냉온수기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기열 히트펌프의 탄소 배출량은 기존 방식의 절반 수준이고, 설비 운전 비용도 30% 절감할 수 있다. 도심 열대야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냉각탑 수증기가 발생하지 않는 만큼 도시 전체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건물 탄소배출량의 약 68%가 공조기에서 나오는 현실에서 공조기의 탄소 배출만 줄여도 건물 탄소중립을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기열 히트펌프는 흡수식 냉온수기보다 난방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대형 건물에 잘 채택되지 않았다. 난방을 할 때 난방용 열교환기에 성에가 끼기 때문에 성에 제거를 위해 전체 에너지의 30%를 낭비하는 문제다.
이에 코벡엔지니어링은 냉방용 열교환기에서 생기는 열을 활용해 성에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AI로 24시간 공조 제어...오래된 건물도 전력 소모↓
KT는 자사 건물 냉난방설비 제어 플랫폼인 AI 빌딩 오퍼레이터를 활용해 공기열 히트펌프를 제어함으로써 흡수식 냉온수기보다 전기 소모가 많다는 공기열 히트펌프의 단점을 보완하고, 전체 공조 시스템 운영의 자동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KT와 코벡엔지니어링은 먼저 전국 KT 건물과 국사에 공기열 히트펌프와 AI 빌딩 오퍼레이터를 적용함으로써 에너지와 탄소 저감 효과를 확인하고, 향후 전국 대규모 건축물을 대상으로 공동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KT는 파트너와 공동 사업을 전개하기 앞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코벡엔지니어링에 투자를 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한편 박 대표는 "공기열 히트펌프를 친환경 기술로 규정한 유럽연합·중국·일본 등과 달리 국내에선 신재생에너지 촉진법에 따라 공기열이 관련 기술에서 제외되어 있다"며 "국내 도심 건물에 에너지 절감을 위해 태양광, 지열 등을 도입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관련 법률과 대통령령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T도 공기열 히트펌프가 친환경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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