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성균관이 전이나 부침개를 올리지 않아도 되는 차례상 표준안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유교 전통문화를 보존해온 성균관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9가지 음식만으로 구성한 차례상을 공개했다.
성균관이 이날 공개한 차례상 표준안에 따르면 추석 차례상의 기본적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 음식이다. 여기에 △육류 △생선 △떡 등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은 총 9가지 음식을 추석 차례상의 기본 음식으로 안내했지만, 상차림도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을 차례상에 올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기름진 음식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라고 했다.
또 차례상 기본 구성으로 알려졌던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밤·배·감)도 예법 관련 옛 문헌에는 없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즉 상을 차릴 땐 음식을 편하게 놓으면 된단 뜻이다.
추석을 앞두고 성균관이 간소화한 차례상 표준안을 내놓은 이유는 '유교 이미지 쇄신' 때문.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이날 "유교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국민 속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면서도 "현대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옛 영화만을 생각하며 선구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유교에 대한 국민 인식이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위원회는 "차례로 인해 고통받거나 가족 사이 불화가 초래된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라며 "9차례 회의를 거쳐 차례 표준안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성균관 측이 지난 7월 28∼31일 20세 이상 일반 국민 1000명과 유림 7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일반 국민(40.7%)과 유림 관계자(41.8%) 모두 차례를 지낼 때 가장 개선돼야 할 점으로 차례상 '간소화'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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