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월 26일부로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했다. 실외마스크 착용을 강제한 지난해 4월 이후 약 17개월 만의 일이다. 그간 마스크 착용이 강제됐던 50인 이상의 집회와 공연, 스포츠경기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실외마스크 전면 해제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서 해방감을 토로하는 가운데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마스크 미착용에 조심스러웠다.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도심과 집회 현장 등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특히 버스정류장 등 인파가 밀집되는 곳의 경우 상당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30대 여성은 “꼭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환절기니 개인 위생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 중에서도 실외마스크 전면 해제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적지 않았다. 오전 8시 30분 마스크를 턱으로 내린 채 서울시의회 별관으로 향하던 한 50대 초반 남성은 “실외마스크 해제 조치는 환영하지만 사람들이 대규모로 운집하는 곳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한 것은 이른 결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스크 전면 해제에 대해 모르고 있거나 아직까지 마스크 착용이 익숙하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제 밖에서는 마스크 안 써도 되는데” “그래요?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써버렸네요” 오후 1시 무렵 여의도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는 30대로 보이는 두 남성이 카페를 나오며 이런 대화를 나눴다. 실제 40분간 카페를 나가는 손님 중 6명은 실내에서 벗고 있던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고 길을 나섰다. 마스크를 쓰고 카페를 나서던 한 20대 여성은 “마스크를 벗고 외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이제 야구 관람에서도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지만 갈 기회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갈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다수 인원이 밀집하는 집회 현장 역시 아직까지 실외마스크 해제 조치를 실감하기 쉽지 않았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진행한 결의대회 참가자들의 대다수는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집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현장 통제를 진행 중인 경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약 800명의 화물연대 노조원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당사로의 행진을 준비 중이던 한 화물연대 노조원은 “아무래도 집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좋은 이슈는 아니지 않겠냐”면서 “이런 점에 유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원지부 소속으로 집회에 참석했다는 50대 노조원 역시 “전날까지도 집회 시 마스크를 모두 착용했다. 오늘부터 해제라지만 상당수 노조원은 잘 모른다. 다른 사람을 위해 마스크는 우선 착용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정부는 실외마스크 해제에 이어 각종 방역 정책들을 점진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재유행 고비를 넘겼다는 방역당국의 판단에서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코로나19 검사 의무와 함께 요양병원 등 시설의 면회, 확진자 격리 등에 대한 의무 조정에 속도를 낸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실외마스크 착용에 대한 ‘권고’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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