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건물 1층에 있는 우체국 직원 A씨의 말이다. 그의 퇴근길이 평소보다 특별했던 이유는 민주당사에 들이닥친 검찰과 민주당 당직자들이 '심야(深夜)의 대치'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전날 오후 3시 5분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근무지인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섰다.
압수수색에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 소속 호승진 부부장 검사, 홍상철 검사와 수사관 등 6명이 나섰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민주당이 이들을 막아서면서 8시간 가까이 대치한 끝에 검찰은 오후 10시 47분 철수했다.
20일 오전 2시께 민주당사 앞은 전날의 전운을 식히는 듯 한산했다. 전날 뚫으려는 자들과 막으려는 자들의 지난한 대치 흔적은 같은 날 민주당 사무직 당직자 노동조합위원회에서 당사 창문에 내건 현수막에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정권의 사냥개로 전락한 정치 검찰의 이중잣대를 규탄한다', '당직자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정치 탄압 압수수색'이라고 적힌 현수막은 바람에 펄럭이며 뒤집혔다 펴졌다를 반복했다.
당사 1층 우체국의 직원을 통해 전날의 분위기를 또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우체국의 한 직원은 "평소와 달리 시위로 시건을 하는 직원들이 조금 고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는 문을 잠그고 함께 퇴근하지만, 어제는 그렇지 못했다"며 "일부 직원들은 문을 잠그고 당 관계자에게 말해 옆문을 살짝 열고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야의 대치는 끝났지만, 이날은 여전히 또 다른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검찰이 어제 무산된 압수수색을 재시도할지 상황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경찰은 당사 주차장과 도로가 만나는 곳에 철제 폴리스라인을 쳐 놓고 출입을 위한 작은 숨구멍만 열어놨다. 그 앞에서 4명의 경찰관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를 통과해도 당사출입문 앞에서 근무하는 경력을 또 한번 한 명 마주해야 했다. 최종적으로 당 관계자가 출입하는 이의 신분을 물으며 관계자가 아닌 이들의 출입을 제지했다.
김 부원장의 체포시한 48시간은 내일 아침 끝나기 때문에, 검찰은 이르면 오늘 중 김 부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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