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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권성동,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이 2일 일제히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를 찾아 '당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국민의힘이 오는 3.8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100%'로 개정하면서 당원 비율이 높은 영남권의 당심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주의를 깨고 전국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후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년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는 권성동·윤상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김기현 의원은 앞서 잡힌 개인 면담 일정, 조경태 의원은 지역구인 부산시당 신년교례회 일정으로 불참했다.
권성동·윤상현·안철수·나경원, 일제히 "TK와 인연 깊어"
권 의원은 "TK 현안이 신공항을 만드는 건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께서 대표 발의했고, 제가 원내대표 시절에 저도 공동 발의했다"며 "이 정도면 저도 원조 TK"라고 외쳤다.
윤 의원은 "제 어머니 고향이 보수의 심장인 TK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도 "우리가 싸울 때 심장으로 싸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손, 발, 팔, 다리로 싸운다. 그 역할을 수도권이 한다"면서 "그래서 수도권의 중요성을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2020년에) 제 수술복이 흠뻑 젖도록 열심히 대구 시민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 코로나 1차 대란을 물리칠 수 있었다"며 현장 봉사활동 경험을 환기했다.
나 부위원장 역시 "제가 왜 TK 당원 동지 여러분과 늘 생각이 같을까 했는데, 제가 모태 TK더라"면서 "어머님이 저를 가지셨을 때 아버님이 대구 비행장에서 근무했었다"며 당원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국힘, '영남당' 회귀 우려..."전국정당 되려면 지역주의 깨야"
당권 주자들의 '영남 표심 잡기'는 전당대회 룰이 개정되기 전부터 있어 왔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지난해 8월 기준 78만명으로, 그중 영남권이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권·김·윤 의원은 대구 북구을 당원 연수 강연자로 나선 바 있다. 안 의원도 4박 5일의 부산 일정 중 당원협의회 16곳을 방문했다.
이와 관련해서 국민의힘이 다시 영남당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TK가 보수 정당의 텃밭이자 최대 핵심 지지 기반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영남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고착화된 지역주의에 호소하는 걸로 비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의미의 전국 정당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지역주의를 깨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당원들이 많은 영남으로 가는 건 정치인으로서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당대표에 대한 경선이 당원들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관심을 가지는 행사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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