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완화한 지 2주가 지난 가운데 서울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규제 완화 이후 2주간 분양권 거래가 지난 1~3월 거래 건수를 웃돌았다. 그러나 단기 매도 시 높은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고 실거주 의무가 풀리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는 분위기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 완화 조치가 시작된 이달 7일 이후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16건이었다. 올해 1~3월 석 달 동안 거래량이 총 5건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동대문구 7건, 중구 4건, 강동구 3건, 강남구 1건, 광진구 1건 순이었으며 단지로는 동대문구 전농동에 위치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65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저 10억~최대 11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중구 입정동에 있는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1단지도 4건이나 거래가 성사됐다.
현장에서는 전매 제한 완화 조치 이후 분양권 시장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전농동 롯데캐슬 SKY-65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권을 매수하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면서 "매물이 부족해 수요자 요구를 다 맞춰주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분양권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계약까지는 걸림돌도 있다. 단기 매도 시 높은 양도 소득세를 내야 해 잔금을 치를 형편이 안 되는 매도인 정도만 분양권 매도에 나서기 때문이다. 분양권 취득 후 1년 미만에 팔면 77%, 1~2년 미만에 팔면 66%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프리미엄이 1억원이라고 가정하면 단기 매도 시 최대 7700만원을 양도세로 내야 한다.
최근 분양권 시장에서 중개거래보다는 직거래를 활용해 시세를 낮춰 거래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달 거래된 16건 중 10건이 직거래 형태였다. A중개업소 대표는 "롯데 캐슬 분양권 가격은 실제 15억~16억원에 형성돼 있는데 실거래가에 올라온 10억원대는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양도소득세가 부담스러워 직거래를 이용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권 전매 시장이 좀 더 활발해지려면 실거주 의무가 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과장은 "직거래를 포함해도 거래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전매 제한 효과가 통했다고 볼 수 있다"며 "2020년 분양해 올해 입주하는 단지들이 꽤 많아 실거주 의무가 풀리면 분양권 전매 거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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