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寧德時代, CATL)는 전 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전기차 출혈 경쟁,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2분기 순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등 양호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CATL은 30일 저녁 실적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증가한 165억 위안(약 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 증가율(32.9%)보다 높은 수준이자 앞서 시장 예상치(156억 위안)도 웃도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8% 증가한 942억 위안으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앞서 1분기 증가율(6.2%)보다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CATL은 올 상반기 순익은 33% 증가한 305억 위안, 매출은 7.3% 증가한 1789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매출총이익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P) 오른 25%를 기록했다.
중국 온라인 경제매체 화얼제신문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감소, 수요 둔화,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불확실성에 맞닥뜨린 가운데서도 좋은 성적표를 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중국 내 치열한 전기차 가격 출혈경쟁으로 압박을 받는데도 순익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CATL은 최근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5월 홍콩 증시에서 410억 홍콩달러(약 7조2000억원)를 조달한 CATL은 자금 대부분은 유럽 공장 건설 확대 등 글로벌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CATL은 현재 독일·스페인·헝가리 3곳에 해외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이중 독일 공장은 이미 가동 중에 있다. 유럽 생산 현지화를 통해 전기차 수입 관세를 피함과 동시에, 가격 출혈경쟁으로 전기차 마진이 낮아진 중국보다 수익성이 높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CATL은 올해 중국 군부와의 연루 의혹으로 미국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데다가 미국 정부의 중국산 배터리 배제 정책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직면한 상태다. CATL 배터리를 써온 테슬라도 최근 LG에너지솔루션으로 갈아타며 중국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이에 CATL은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에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미국내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의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는데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최근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자재 가격 하락 속에서 CATL은 전기차 전용 섀시를 새로 출시하고, 전기차 배터리 교환 서비스나 전력망 관련 제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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