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터줏대감' 유비테크 vs '샛별' 유니트리...中휴머노이드 로봇 각축전

  • 770만원짜리 로봇...가성비 앞세운 유니트리

  • R&D 무장 유비테크...산업용 로봇 상용화 '속도'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와 유비테크 비교 그래픽아주경제DB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와 유비테크 비교 [그래픽=아주경제DB]

최근 중국에서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떠오른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를 주도하는 양대 기업이 있다. 중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상장사 유비쉬안(優必選, 유비테크)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목한 위수커지(宇樹科技, 유니트리)다.

유비테크가 2012년 광둥성 선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시작한 ‘터줏대감’이라면, 2016년에야 항저우에 설립된 후발주자 유니트리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8년 만에 휴머노이드 로봇업계 '샛별'로 떠오른 모습이다. 최근 잇달아 굵직한 성과를 거둔 두 업체에 관심이 쏠린다. 
 
770만원짜리 휴머노이드 로봇...가성비 앞세운 유니트리

올 초 중국 국영중앙(CC)TV 춘제(중국 설) 특집 쇼 프로그램에서는 인간 무용수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16대가 ‘칼 군무’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리듬에 맞춰 좌우 앞뒤로 발맞춰 움직이며 대열을 바꾸는가 하면 붉은 손수건을 흔들고 돌리며, 심지어 위로 던져 올렸다가 받는 어려운 동작도 소화한 로봇은 유니트리가 제작한 ‘H1’이다.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연구실에서 인공지능(AI) 강화학습으로 동작을 훈련하던 로봇이 무대 위에서 인간과 완벽하게 호흡을 맞췄다는 사실은 중국 로봇 기술 진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니트리는 시 주석의 관심도 받았다. 1990년생으로 올해 35세인 왕싱싱 유니트리 회장은 지난 2월 시 주석 주재 민영기업 좌담회에 로봇기업 대표로 참석해 발언했다. 시 주석은 당시 왕 회장에게 "국가의 혁신은 젊은 세대의 공헌과 역량이 필요하다"며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트리의 강점은 가성비다. 모터, 감속기, 컨트롤러, 라이더 등 핵심 부품 90% 이상을 자체 개발하며 수입 의존도를 낮췄다. 또 모듈형 설계로 4족 보행 로봇개에서 개발한 관절과 제어 시스템을 그대로 2족 로봇에 이식하는 등의 방식으로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대량 생산 효율을 끌어올렸다. 

테슬라 옵티머스,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등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절반 이하 가격을 구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소비자부터 산업계까지 다양한 로봇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보이는 것도 유니트리의 장점이다. 

특히 지난 25일 유니트리가 새로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신제품 'R1' 가격은 3만9999위안(약 770만원). 앞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했던 9만9000위안짜리 보급형 휴머노이드 로봇 'G1'의 3분의 1 가격으로 또 한번 '가격 파괴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로봇업계에서 드물게 상업적 성공까지 거둔 유니트리는 지난해 약 10억 위안의 매출을 거두며 5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R&D로 무장한 유비테크...산업용 로봇 상용화 '속도'

유비테크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원조’로 불린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 유학파 저우젠(周劍) 회장이 창업한 유비테크는 1000명 이상의 연구진과 3000개 이상의 글로벌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모션 제어, 센서, AI 소프트웨어 등 로봇 전 영역에 걸친 원천기술 확보가 최대 강점이다. 지난해 매출의 약 36%를 연구개발에 쏟아부었을 정도다. 유비테크는 2023년 중국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으로서 홍콩거래소 상장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화려한 타이틀과 달리 실적은 부침을 겪었다.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Walker)’ 시리즈 개발에 집중했지만 상용화 속도가 더뎌 최근 5년간 누적 적자가 50억 위안에 달했다. 비야디·니오· 화웨이 등 중국 유수한 전기차 공장에서는 이미 워커S가 시범 투입돼 훈련 중이지만, 시제품 수준이라 본격적인 대량 생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2024년 매출은 13억 위안으로 유니트리(10억 위안)를 앞섰으나, 이 중 휴머노이드 로봇 비중은 극히 낮았다.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도 고작 10대에 불과했다. 중국 IT전문매체 오프위크는 “유비테크 매출의 대부분이 스마트 진공청소기, 스마트 예초기(잔디 깎는 기계) 같은 스마트 소형 가전제품에서 나왔다”고 지적했고, 포브스 중문판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계의 '물갈이'”라며 “유비테크가 '퇴장'하고 유니트리가 무대에 올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4월 전환점이 찾아왔다. 유비테크가 베이징 휴먼로봇 혁신센터와 공동 개발한 ‘톈궁 울트라’ 휴머노이드 로봇이 베이징 하프마라톤 21km를 2시간 40분 만에 완주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 복잡한 도심 코스에서 넘어지고도 회복하며 완주한 장면은 단순 시연을 넘어 실생활 환경에서의 내구성과 자율성을 증명했다.

이어 7월에는 세계 최초로 배터리 자율 교체 기능을 탑재한 ‘워커 S2’를 공개했다. 로봇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은 향후 공장·물류 등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24시간 내내 작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워커 S2' 발표 직후 상하이 전기차 업체 미이자동차로부터 9051만 위안(약 175억원) 규모의 로봇 공급 계약도 따내며 '워커 S2' 양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는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업계 사상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기록이다. 

중국 둥우증권은 유비테크의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전망을 밝게 점치며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넘게 급증하며 2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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