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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가 신사업 강화를 위해 디지털 신기술을 보유한 회사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 분야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전문성도 내재화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기존 사업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IT서비스 계열사 롯데정보통신 이사회는 이달 1일 가상현실(VR) 기술 전문 기업 칼리버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주식 6만8809주를 현금 25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정보통신은 관련 공시에 주식 취득 목적이 “메타버스 관련 투자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이며, 취득 이후 회사 지분율은 100%가 된다고 밝혔다.
칼리버스는 실사형 메타버스 구축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지난 2021년 7월 롯데정보통신에 120억원에 인수된 이후 롯데정보통신과 함께 ‘롯데 메타버스(가칭)’라는 VR 기반 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칼리버스의 기술력은 롯데정보통신이 올해 1월 미국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23’에서 운영한 메타버스 체험·전시관에서 공개됐다.
칼리버스는 최근 3년 연속으로 매출을 늘리면서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정보통신이 롯데그룹 차원의 미래 신사업 전략에 필요한 주요 기술을 보유한 칼리버스에 안정적인 운영 환경을 갖춰 줄 필요가 있다. 롯데그룹 쇼핑·엔터테인먼트 서비스와 콘텐츠를 현실과 비슷하게 가상 공간에 제공하는 것이 롯데 메타버스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삼성그룹 IT서비스 계열사 삼성SDS는 디지털 물류와 클라우드 신사업 추진 일환으로 외부 투자에 나섰다. 지난 3월 15일 국내 1위 ‘구매 공급망 관리(SCM)’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엠로의 주식 374만4064주(지분율 33.39%)를 인수해 최대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5월 31일 엠로의 공시에 따르면 삼성SDS는 자사와 특수관계인을 통해 429만9064주(지분율 38.34%)를 보유해 엠로 지배력을 더 확대했다.
삼성SDS는 기존 ‘공급망 계획’과 공급망 물류 실행 솔루션에 더해 엠로의 구매 SCM 특화 솔루션까지 확보해,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경쟁력을 키우게 됐다. 이사회 참여 결정 발표 후 삼성SDS는 이번 인수로 계획·구매·실행 단계를 아우르는 통합 SCM 솔루션을 모두 확보함에 따라 삼성SDS의 사업이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엠로와 힘을 합쳐 글로벌 시장 고객 대상으로 통합 공급망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클라우드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인 SaaS 솔루션 공급사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상호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인 GS그룹 계열에 편입됐으나 이후 주주 변동으로 2019년부터 그룹 계열에선 제외된 IT서비스 기업 GS ITM도 디지털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클라우드 SaaS 브랜드 ‘유스트라(U.STRA)’를 만들고 인사·IT서비스 관리 솔루션을 출시했고, 작년 12월 기업용 교육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겟스마트’로 학습관리·인적자원관리 플랫폼 서비스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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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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