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취를 감췄던 코스피 기업공개(IPO)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닥 IPO가 이미 활성화한 가운데 코스피 IPO 기업들도 증시에 안정적으로 입성하면 IPO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이번 주 유정용 강관 전문 제조기업 넥스틸에 대한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한다. 지난 4월 19일 예심을 청구한 넥스틸에 대한 심사 기한은 오는 27일이다.
넥스틸은 무난히 심사 승인을 받으면 7월 중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에 나설 방침이다. 리츠를 제외하면 지난해 12월 22일 코스피에 입성한 바이오노트 이후 7개월여 만에 코스피 IPO가 재개되는 셈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지난 4월 27일 예심을 청구한 후 거래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배터리 양극재용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조단위 기업가치가 기대되는 대어로 꼽힌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넥스틸과 마찬가지로 3분기 중 증시 입성이 전망된다.
연말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도 여럿이다. 먼저 특수 목적용 기계를 제조하는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9일 예심을 청구했다. 기업가치는 2조원, 공모 규모는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거물이다. SGI서울보증보험과 엔카닷컴도 19일 예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기업가치는 각각 3조원과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코스피 상장 시 상장예비심사에 45거래일, 증권신고서 심사에 15거래일 등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에 예심을 청구한 세 기업이 상장되는 시점은 연말 즈음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한 건도 없었던 코스피 IPO가 하반기에만 다섯 건 이뤄지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 환경이 우호적인 만큼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IPO가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꾸준히 우상향하는 추세인 만큼 회복된 투심이 IPO 흥행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모든 종목이 흥행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가치와 별개로 지나치게 높은 구주 매출 비율과 불공정거래 이슈 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스틸은 공모 물량 중 절반가량이 구주 매출로 추정되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에코프로 전·현직 임원들을 둘러싼 불공정거래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흥행이 확실시되는 종목도 있지만 구주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거나 사법 리스크가 있는 종목은 흥행에 실패하거나 심사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개별적인 이슈가 있는 종목들은 제외하고 다른 대어급들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하면 코스닥처럼 코스피 IPO도 다시 활황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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